안녕하세요. 이승원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조선시대 때 동아시아의 백자 기술은 급속도로 발전하게 됩니다. 중국의 재료에는 미치지 못한 점도 있어서, 순수한 하얀 빛깔보다는 쉽게 만들어서 쓰는 내구성이나 소박한 멋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애당초 백자가 발달한 배경에는 도자기 기술의 발전 이외에도, 사치를 싫어하는 유교 문화의 바탕이 깔려 있었습니다.
덕분에 조선시대의 백자는 수입 염료를 사용했던 청백색 고급백자 못지않게 민중이나 중인층에서 사용했던 백자들이 유명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조선시대의 막사발입니다.
임진왜란 당시에 일본의 다이묘들이 감탄한 것은 조선 도자기의 품질 뿐이 아니라, 조선 백성들의 일상 생활 속에서도 도자기가 상당수 쓰이고 있었던 점이라고 전해진다고 합니다. 물론 기술력이 결집된 고급 백자에 비하면 서민들이 쓰는 도자기의 수준은 더 낮았고 지금처럼 흔하고 싸게 구할 수 있는 물건도 아니었지만, 일반 서민이 막사발이나 도자기 병으로 술을 마실 수 있을 정도로 도자기가 생활에 밀착해 있었다는 점은 확실하다. 당시 일본에서 도자기는 생활용이라기보다 사치품으로 수요가 높았기 때문. 임진왜란 이전의 일본 도자기는 중국, 조선에 비해 기술적으로 미비한 상태였는데, 임진왜란을 계기로 조선의 도공들이 끌려가서 일본 도자기의 발전사에 중요한 변수가 되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