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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C11 유전자는 인간의 유전체 중 유두선과 땀샘의 분비물 성질에 관여하는 유전자인데요, 특히 이 유전자의 특정 변이형은 귀지의 형태, 땀의 냄새, 겨드랑이 땀샘의 발달 정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동아시아인을 포함한 한국인에게서 특히 높은 빈도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ABCC11 유전자의 대표적인 변이에는 G형(기능형)과 A형(비기능형)이 있습니다. 이 중 A형 변이는 단백질 수송 기능이 감소하거나 상실된 형태로, 이 변이를 가진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신체적 특징을 보입니다. 첫번째는 건조한 귀지 (건성 귓밥)인데요, A형 변이를 가진 사람은 귀지에 있는 지방산과 수분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에, 귀지가 마르고 회백색을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G형을 가진 사람은 끈적한 습성 귀지를 가지며, 서양인이나 아프리카계 인종에서는 대부분 G형입니다. 두번째는 겨드랑이 땀냄새 감소로, ABCC11의 기능이 떨어질 경우, 겨드랑이 땀샘에서 냄새를 유발하는 분비물의 양이 줄어들어 체취가 적어집니다. 따라서 A형을 가진 사람은 겨드랑이 냄새가 거의 없고, 액취증(암내)이 잘 생기지 않는 특징이 있습니다. 세번째는 아포크린샘의 발달 저조인데요, 아포크린샘은 겨드랑이, 귀, 배꼽 등에 존재하는 특수 땀샘으로, 성호르몬과 관련된 냄새 분비에 관여합니다. A형 변이는 이 땀샘의 기능을 약화시키므로, 해당 부위의 분비물도 줄어들게 됩니다.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등 동북아시아계 사람들에게서는 이 A형 비기능형 변이가 매우 높은 빈도로 발견됩니다. 특히 한국인의 경우, 95% 이상이 A형 변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며, 이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높은 비율입니다. 반면 유럽인이나 아프리카인에게서는 대부분 G형(기능형)이 나타납니다. 이러한 유전적 분포는 고대 인류의 이주 경로와 자연선택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북방의 추운 기후 환경에서는 체취가 약한 것이 생존에 더 유리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또한 기생충 감염률이 높은 지역에서 체취가 줄어드는 쪽으로 진화적 선택이 일어났다는 가설도 존재합니다. 결론적으로, ABCC11 유전자의 A형 변이는 한국인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인에서 매우 높은 비율로 나타나는 특징적인 유전형질이며, 건조한 귀지, 체취 감소, 아포크린샘 발달 저조라는 생리적 결과로 이어집니다. 이 유전형질은 단순히 ‘한국인만 있다’기보다는, 한국인을 포함한 일부 동아시아 인구군에 압도적으로 높은 빈도로 존재하는 형질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