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 작품을 대할 때 작가가 누구인지가 일차적인 관심일 것 같습니다. 만일 내가 아는 작가라면 그동안의 작가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며 감상하겠죠.
가령 이우환(1936~ ) 화백은 1970년대에 점을 주제로 그리다가 선으로 이어졌고 색, 방향의 변화를 시도하다 1980년대에 바람의 이미지를 그리더니 다시금 초기의 점으로 돌아갑니다.
이처럼 내가 아는 작가의 작품이라면 이 작품이 어느 시기의 작품이고 어떤 조형적 특징과 실험이 담겨 있나를 고려하면서 감상하게 됩니다.
만일 내가 모르는 신진작가의 작품을 대한다면 이때에는 총제적인 관심을 기울이며 감상하게 될 것입니다.
우선은 형상, 색채, 구도 등을 통해서 전체적인 이미지와 분위기를 파악하게 됩니다. 이 작품이 서양화인지, 한국화인지, 서양화라면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인지 아니면 추상계열인지, 추상계열이라면 초현실적 요소가 있는지 없는지 등을 관찰할 것입니다.
가령 신진 작가 가운데 '태우'라는 한국화 작가가 있습니다. 이 작가의 작품을 처음 보면 기존의 한국화와 달리 밝은 원색이 사용된 것이 눈에 띕니다. 그래서 사용 재료를 살펴보면 먹 이외에 서양화에 쓰이는 아크릴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조형적 요소에서 전통 산수화에 등장하는 산, 계곡, 나무, 꽃, 새 등의 이미지가 마치 평면 타일처럼 독특하게 표현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처럼 감상을 이어가면 어느 정도 작품의 형식적 특징에 대해서는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의 예술관이나 작품을 통해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가 하는 것은 작가에게 직접 들어야만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태우 작가의 인터뷰 중 한 부분을 옮겨봅니다.
기자 : ‘현대적인 산수화’라는 특징적인 장르를 통해 크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작업들을 해나가고 싶은가요?
태우 작가 : 앞으로의 작업, 그리고 작가로서의 목표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봤습니다. 저는 누워서 유람한다는, ‘와유사상’을 통해 일상의 풍경을 담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20대 일상의 풍경은 지금과 달랐고, 지금처럼 아기와 함께 누리는 생활은 또 다른 모습을 그리게 합니다. 그렇다면 내가 노년이 되었을 때는 과연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까?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다만, 항상 자유롭고, 행복한 일상을 누리며, 그것을 그리는 작업을 해나가고 싶습니다.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 것이 큰 목적이고, 그 즐거움을 잘 전달하고 싶어요. 지금은 아이들과 노는 것, 그리고 가장으로서 삶을 헤쳐나가는 것을 즐기고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