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즐겨오신 만큼 끊기 쉽지 않으시겠지만, 혈압약을 드시는 지금 상황에서는 짚어봐야 할 부분이 있습니다.
믹스커피의 핵심 문제는 카페인보다 크리머와 설탕입니다. 일반 믹스커피 한 봉에는 설탕이 약 5g에서 6g, 식물성 경화유 기반의 크리머가 들어있습니다. 이 크리머에는 트랜스지방과 포화지방이 포함되어 있어 LDL 콜레스테롤을 올리고 HDL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합니다. 고지혈증이 이미 있는 상황에서 매일 몇 잔씩 드셨다면 지질 수치에 누적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혈압과의 관계도 있습니다. 카페인 자체가 일시적으로 혈압을 올리고, 설탕의 반복적인 혈당 자극이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혈압 조절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혈압약을 드시는데도 혈압 조절이 잘 안 된다면 믹스커피가 한 원인일 수 있습니다.
하루 한두 잔은 어떠냐고 물어보셨는데, 완전히 금지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현재 고지혈증과 고혈압이 있는 상황에서는 줄이시는 게 맞습니다. 커피 자체를 즐기고 싶으시다면 아메리카노나 블랙커피로 바꾸시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입니다. 커피의 폴리페놀 성분은 적절한 양에서 심혈관에 오히려 중립적이거나 약간 이로운 영향이 있다는 연구들이 있지만, 이건 블랙커피 기준입니다.
장기적으로 믹스커피를 하루 여러 잔씩 지속하면 고지혈증 악화, 혈압 조절 불량, 내장지방 축적, 인슐린 저항성 증가로 이어지는 대사증후군 위험이 올라갑니다. 다음 외래 방문 때 담당 선생님께 지질 수치 추이를 확인해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