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상담
왜 이렇게 사람들과 제자신에게 화가 날까요?
제 성격이 어릴 때부터 이상했다는 건 원래 알았지만 요근래 사람들에게 왜 자꾸 화가 날까요? 근데 화를 표출하진 않고 착한 아이 증후군도 있어서 겉으로는 다 받아주고 속으로 온갖 욕이란 욕은 다 하고 분노와 원망이 삭이기만를 기다립니다. 이중적인 제 자신에게 자기혐오감도 들고요.
일단 전 2남1녀 중 장녀이고 외딴 지역에서 직장 다니고 있어요.
가족에게는 평등하게 대하며 키웠다고 하지만, 역시 아들래미가 최고이신지 제가 학창시절 때 등교할 때 차 한번 안 태워주셨는데 늦둥이 막내는 버스차면 5분도 안 걸리는 학교를 맨날 태워줍니다. 대화할 때도 아들과는 하하호호 잘만 웃으며 대화하시는데 저는 불편한건지 항상 재밌는 얘기를 제가 먼저 꺼내도 대화가 금방 끊기고 재미없는지 무표정으로 핸드폰 하시더군요..ㅜㅜ 제가 예민한 걸까요? 과거에 우울증으로 병원에서 약 먹으며 지냈었는데 그런 모습이 생각나셔서 저를 대하는 게 어려우신 걸까요..
그리고 본가까지 차타고 4시간 넘게 걸리는데 본가로 뵈러갈 땐 전 무조건 차를 타고 본가까지 가야하는데(완전 지방이라 직통인 시외버스가 없습니다) 부모님은 지난 3년동안 저를 보러 1번만 오시고 다시는 안 오시더라고요..원래 부모님은 자식 자취방 안 들리고 싶어하시나요?? 그래도 전 부모님 사랑해서 한달에 한번은 본가로 내려가는데 그분들은 그러지 않는 것 같아서 정말 슬프네요..
엄마는 객관적으로 사회성이 없으십니다. 평생 주부로 지내시기도 했고.. 어릴 때부터 남이 상처받을 만한 말을 상태방 사정 따윈 보지도 않고 서슴없이 뱉으시더군요.. 제가 잘못했거나 자기가 맘에 안 들고 힘들 때 저를 보는 눈빛도 대역죄인 보는 것 마냥 엄청 무섭게 보시기도 하고.. 한번은 가족들 주차할 때 내리라고 해서 제가 먼저 집에 올라갔는데 짐도 많기도 했고 아직 어리기도 했고 근데 문고리 안 잡아줬다고 '넌 왜 이렇게 이기적이야?' 쏘아붙이는 엄마의 말을 들었었는데 그 때 분위기랑 말투랑 눈빛이 벌써 10년이 지났는데도 생각나면 가끔 가슴이 아립니다..요즘 멘탈이 아픈지 자꾸 생각나네요
직장 동료들에게도 화나는 점이 정말 많은데...그냥 제 일기장에 적어서 이 쓰디쓴 감정들 다 흘러보내겠습니다..
제가 말없고 조용하고 얌전하니까 자기들 업무 하나하나씩 저한테 맡기고, 그냥 사람 무시한다는 기분이 많이 들어요
직장은 돈만 벌러 가는 곳이니 퇴근하면 다 괜찮아지는데 가족들만 생각하면 참 울분이 터지고 우울해집니다. 제가 유리멘탈이기 때문이겠죠..
또
제가 사정이 있어서 이제 곧 직장 그만 두는데 그만 두면 본가로 돌아가게 돼요. 제가 부모님과는 다신 같이 살긴 싫은데 생존을 위해선 일단 본가에 들어가는 게 맞을까요? 모아둔 돈은 있는데 제가 회사가 제공해주는 숙소에 사는 거라(외부인 출입할 수 있습니다..물론 가족들도 출입할 수 있구요..ㅜㅜㅜㅜ) 자취에 그리 많은 돈이 안 들었거든요.. 근데 진짜 온전히 사회에 나가서 자취방 하나 구하면 돈 엄청 빠지겠죠.. 부모님과 또 같이 살면 저만 엄청 상처 받을 것 같아서 진짜 독립하고 싶습니다.
여기까지 제 하소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3개의 답변이 있어요!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것이 어려운 것 같네요.
어릴 때부터 받은 상처와 가족 관계에서 느끼는 소외감이 화와 자기혐오로 이어질 수 있어요.
부모님과의 거리감, 사랑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복잡하게 얽혀서 힘드실 거예요.
자신을 너무 몰아세우지 말고, 조금씩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가지는 게 좋아요.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며 감정을 나누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어요. 힘내세요.
분노와 슬픔, 억울함은 전혀 이상한 게 아니에요. 오히려 지금까지 참아왔기 때문에 이제야 감정이 터지고 있는 걸지도 몰라요. 마음속에 쌓인 감정들은 결국 어느 순간 얼굴을 드러내게 되거든요. 겉으로는 다 괜찮은 척하며 착하게 행동하지만, 속으로는 상처와 분노가 쌓이는 건 ‘문제 있는 성격’이 아니라 오히려 성장환경 속에서 생존하려고 만든 방식일 수 있어요. 장녀로서 늘 책임감 있고 말 잘 듣는 아이였기에 더더욱 자신의 감정을 뒤로 미루는 법부터 배웠을 가능성이 커요. 가족 내에서 느끼는 차별, 소외감, 인정받지 못하는 감정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 깊은 상처로 남고요. 게다가 부모님이 아들에게는 웃으며 다정히 대하고, 본인에게는 무관심하거나 단절된 태도를 보이는 건 누구라도 견디기 힘든 일이에요. 그런 기억과 경험들이 자신이 쓸모 없거나 사랑받지 못한다는 감각으로 굳어지면 자기 자신에 대한 분노와 혐오로 바뀌기도 해요. 지금 당신이 느끼는 자기혐오는 ‘내가 잘못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소중히 대우받지 못한 마음의 울음이라고 생각해요. 직장에서도 조용하고 얌전하다는 이유로 책임을 떠넘기거나 무시당하는 것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면, 그 역시 감정을 더 억누르게 만들고요. 그런 여러 가지가 쌓여서 마침내 “왜 이렇게 다 화가 나고 나 자신도 미운 걸까”라는 질문으로 돌아오는 거예요.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바뀔 수 있다는 거, 알고 계셨으면 좋겠어요. 본가로 돌아가는 문제는 생존과 자립이라는 현실 속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는 선택이에요. 무작정 독립만이 해답은 아니지만, 부모님 곁으로 가는 것이 감정적으로 너무 해롭고 예전처럼 상처받을 것 같다는 예감이 뚜렷하다면, 지금부터라도 본인을 1순위에 두고 결정할 필요가 있어요. 자신을 해치는 공간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는 나약함이 아니라 용기입니다. 만약 경제적으로 조금 빠듯하더라도 단기 쉐어하우스나 원룸텔 같은 더 저렴한 옵션을 활용해 ‘잠시의 독립’을 시도해보는 것도 나쁜 선택은 아니에요. 현실적인 삶도 지켜야 하고, 정서적인 건강도 돌봐야 하니까요. 감정을 말로 꺼낸다는 건 나를 구하는 길이에요. 항상 스스로 혼잣말을 하며 감정을 분출하시면 도움이 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