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경판의 일부가 세월의 흔적에 훼손되기도 했다. 개중에는 벌레가 파먹은 듯한 흔적도 있어서, 흰개미 같은 나무에 해충이 되는 벌레가 노릴까 염려한 해인사 측에서 흰개미가 둥지를 지을 만한 근처 나무를 미리 자른 적도 있다. 하지만 곤충학자들에 따르면 흰개미는 오래된 경판을 먹지 않으니 큰 걱정이 없다고 한다. 해인사 장경판전은 대장경판의 보관을 위해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어 바람이 잘 통하고 습기가 차지 않는 목판 보존에 최적화된 건물이다. 상술한 일부 대장경판의 훼손은 제3공화국 때 석굴암처럼 콘크리트 건물을 새로 지어 옮기려는 시도를 하려다 갑작스럽게 외부 습기에 닿으면서 생긴 일이다. 그래서 대장경판의 이전은 취소되고 현재 해인사를 유지하는 형식으로 보존 중이다.
팔만대장경 경판은 16년이라는 오래 시간에 걸쳐 만들어졌습니다. 뒤틀림 방지를 위해 3년간 바닷물에 담근 10여종의 목재를 소금물에 삶고 그늘에 말리고 해충 피해를 막기 위해 옻칠까지 했습니다. 또한 팔만대장경을 보관하는 해인사는 습기를 차단하기 위해 건물 창 크기를 다르게 하고 남향에 건축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손용준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나무가 썩지 않게 통풍을 잘 해야 하는데 해인사는 그러한 시설에 안성 맞춤인 곳이였습니다. 그러나 해인사는 오랜 세월을 거치며 수차례 화재가 나기도 했습니다. 그냥 작은 불이 아니라 큰 화재만 해도 일곱 차례라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건물들이 불에 탔습니다. 신기하게도 해인사장경판전만은 화마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날 해인사의 건물 대부분은 19세기 이후에 지어진 것들입니다. 하지만 해인사장경판전만은 그 이전의 건물 상태를 지금까지 유지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