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 현재 우리가 흔히 먹는 바나나인 캐번디시 바나나가 멸종될 수 있다는 이야기는 과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이야기입니다.
과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재배되던 바나나 품종은 '그로 미셸'이라는 품종이었습니다. 이 품종은 뛰어난 맛과 향으로 인기가 많았지만, 20세기 중반 '파나마병'이라는 곰팡이 질병에 의해 거의 멸종되었습니다.
그래서 현재 전 세계 바나나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캐번디시 바나나는 이 파나마병에 비교적 강한 품종으로 개발되어 재배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1990년대 이후, 더욱 강력한 변종인 'TR4' 파나마병이 발생하면서 캐번디시 바나나 재배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곰팡이는 바나나 뿌리에 침투하여 물과 영양분 흡수를 막아 결국 식물을 말라 죽게 합니다.
현재 재배되는 캐번디시 바나나는 모두 유전적으로 동일한 클론입니다. 이는 대량 생산과 균일한 품질 유지에는 유리하지만, 특정 질병이나 환경 변화에 매우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사실 과거 그로 미셸 품종이 파나마병에 멸종에 가깝게 간 것도 이와 같은 이유인데, 캐번디시 바나나 역시 TR4 파나마병에 감염되면,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TR4 파나마병에 저항력이 있는 상업적으로 성공 가능한 새로운 바나나 품종을 개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 품종이 개발되고는 있지만, 맛이나 수확량, 저장성 등 여러 면에서 캐번디시 바나나만큼은 아니어서 상업적인 재배를 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