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은 과연 무조건적인 생물의 본능일까요?
생물이든 식물이든 생존에 불리하게 환경이 변해도 살아남아 집단의 유지에 도움을 주길을 시도하는데 무성생식이 인해전술이라면 유성생식은 소수정예 전략이다 이처럼 번식은 무조건적인 생물의 본능일까요?
안녕하세요. 정준영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라이프니츠는 번식 과정도 일종의 변형 과정으로 이해한다. 번식이란 생명체가 새로 만들어지는 과정이 아니라, 정충이 육체를 변형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라이프니츠는 오늘날의 이해와는 달리 정충도 영혼과 육체의 결합체인 것으로 생각하였다. 즉 정충이 난자와 결합을 통하여 영혼이 깃들게 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정충 상태에서 영혼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한 것이다. 따라서 정충은 다른 생명체와 마찬가지로 육체의 변형과정을 거칠 뿐이라는 것이다. 수태란 정충이 보다 큰 육체로 변화하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수많은 정자 중에서 수정에 성공한 정충은 보다 큰 육체를 입고 새로운 활동 무대로 환경을 옮기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리고 수정에 성공 못한 정충들도 생명 활동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만 다른 큰 육체로의 변형 과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일반적으로 다른 동물들이 생존 과정에서 자신의 육체를 끊임없이 변형시키듯이 그의 작은 육체를 다른 작은 육체로 바꾸는 생성, 증식, 소멸 과정을 되풀이한다는 것이다.
철학자들은 형상, 엔텔레키 또는 영혼의 근원에 대하여 항상 당혹스러워 했다. 그러나 식물, 곤충 그리고 다른 동물들에 대한 정밀한 연구를 통하여 자연의 유기적 육체가 결코 혼돈이나 부패로부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항상 어떤 예비적 형태(Preformation)가 분명히 그 안에 들어 있는 정자로부터 생겨난다는 사실이 알려진 오늘날, 우리는 단지 유기체적 육체만 정자 안에 수태 전부터 이미 들어 있었던 것이 아니라 이 육체 안에 있는 영혼도, 한마디로 말하면 동물 자체가 그 안에 들어 있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수태를 통하여 이 동물은 단지, 그것을 통하여 다른 동물이 될 수 있는 큰 변형을 할 수 있는 능력만을 획득한 것이다. 번식의 경우 외에 이와 유사한 어떤 것을 우리는 구더기가 파리로, 그리고 애벌레가 나비로 될 때, 볼 수 있다.(74)
그들 중의 몇몇이 수태를 통하여 보다 큰 동물의 단계로 상승되는 동물을 우리는 정충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러나 정충들 중에서 그 상태에 계속 머무르게 되는 것들, 즉 다수는 다른 큰 동물과 마찬가지로 생성되고, 증식되고, 소멸된다. 그리고 단지 선택된 소수만이 보다 큰 무대로 이행하는 것이다.(75)
출처 : 라이프니츠 [단자론]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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