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자의 말씀대로 후삼국의 혼란을 극복하고 새로운 통일왕조인 고려를 개창한 왕건은 건국 초부터 적극적인 숭불정책을 시행했습니다. 왕건이 불교를 존중하는 정책을 취한 가장 큰 이유는 오랜 전란을 겪어 피폐해진 민심을 수습하는 데 불교가 큰 역할을 할 것 으로 기대했기 때문인데요. 후백제의 항복을 받아 후삼국의 통일을 달성한 직후에는 이를 기념하여 논산 지역에 개태사를 창 건하고서 왕건 스스로 발원문을 지었는데, 그 내용은 통일전쟁에 승리한 것은 부처와 신령의 은덕이며 앞으로도 불교의 음조 를 받아 국가의 안정과 발전을 기원한다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치적 의미에 앞서서 왕건은 개인적으로도 불교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그는 왕위에 오르기 전 부터 선종과 교종의 여러 승려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을 뿐 아니라 왕위에 오른 이후에도 고승들의 비문을 직접 짓거나 비문의 제액을 써 주는 등 승려들에 대한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합니다.
왕건에서부터 시작된 이러한 숭불정책은 역대의 국왕들에게 그대로 계승되어 고려가 멸망할 때까지 불교는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발전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