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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좀합시다
그만좀합시다19.11.08

호주에는 왜 이렇게 토끼가 많나요

호주에는 토끼가 너무 많은데 이 호주는 원래 토끼가 없었던 나라로 알고있는데 왜 이렇게 호주는 토끼로 인해서 골머리를 앓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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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59년 호주로 이민을 간 유럽인들은 별 생각 없이 집토끼를 데려갔다. 풀이 많다니 토끼를 쳐 고기나 먹고 또 타향 땅에서 고향의 추억을 떠올리려는 목적에서였으리라. 하지만 누구도 이 귀여운 동물이 엄청난 재앙을 불러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토끼는 폭발적으로 번식했다. 초원은 광활했지만 천적은 없었다. 길러 본 사람은 알겠지만 토끼는 번식력이 왕성한 동물이다. 암토끼 한 마리는 일년에 1530말의 새끼를 낳는다. 12마리의 토끼는 140여년 만에 2억~3억 마리로 불어났다. 많은 곳엔 1제곱 킬로미터에 무려 3천 마리의 토끼가 득실거린다. 이런 곳에선 깡총거리는 토끼로 인해 언덕 자체가 들썩거리는 것처럼 보일 정도다. 그동안 수많은 토끼를 죽였는데도 그렇다. 토끼는 오스트레일리아의 환경과 농업에 심각한 피해를 일으켜 왔다. 농작물과 목초를 마구 뜯어먹어 농작물이 직접 피해를 입는 것은 물론이고, 가축에 먹일 풀도 부족해졌다. 게다가 풀이 사라지면서 흙이 씻겨나가고 토양이 빗물을 머금는 능력이 줄어들어 땅이 메말라 갔다. 특히 건조한 내륙지방에서는 어렵게 돋아난 싹과 어린 나무 대부분을 토끼들이 뜯어먹어 연간 1억 1천 5백만 달러, 농업 피해액은 연간 6억달러, 그리고 자연자원과 생물 다양성 감소 등 토끼로 인한 손실은 돈으로 따지기 힘들 정도로 막대하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와 농민들은 토끼를 없애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농장 주변에 울타리 치기부터 시작했지만 곧 공격적으로 나서게 됐다. 토끼 굴에 폭발물이나 연기 밀어 넣기, 독약 바른 미끼 놓기, 엽총 사냥, 개와 족제비를 이용한 사냥, 고양이와 여우 등 천적 풀기 등이 시도됐다. 그런데 새로 들여온 여우는 토끼를 없애기는 커녕 토끼와 함께 숫자가 늘어났다. 요즘 호주는 세계에서 여우 가죽을 가장 많이 수출하는 나라이다. 어쨌든 이런 노력에도 토끼 수를 줄이는 데는 실패했다. 토끼는 집단의 70퍼센트가 죽어도 1년 안에 원래의 숫자를 회복하는 강한 번식력을 과시했다. 모든 방법이 다 먹히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가장 큰 효과를 본 것은 '생물무기'였다. 1950년대 풀어놓은 점액종 바이러스는 토끼의 99퍼센트를 죽이는 위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현재 점액종 사망률은 50퍼센트 이하로 떨어졌다. 바이러스의 독성은 점차 떨어진 반면, 토끼들은 이 바이러스에 견디는 힘인 내성을 갖추게 됐기 때문이다. 바이러스가 맹위를 떨쳐 대부분의 토끼가 죽어나가더라도 꼭 살아남는 한두 마리는 있게 마련이다. 이런 특이한 토끼들이 번식을 해 집단을 이루면 다음에는 바이러스를 퍼뜨려도 사망률이 높지 않게 되는 것이다. 이에 놀란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1990년에 점액종 바이러스가 빨리 확산되도록 스페인산 토끼벼룩을 풀어놓기도 했다. 현재 점액종 바이러스의 유전자를 조작해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살아남은 토끼는 불임이 되도록 하는 연구가 진행 중이다. 1989년 오스트레일리아와 뉴질랜드 정부는 토끼출혈열 바이러스를 새로운 생물무기로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1984년 중국에서 처음 발생한 이 바이러스는 우리나라에도 번져 유럽산 앙골라 토끼를 몰살시킨 바 있는 치명적인 미생물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영연방 과학및 산업연구기구(CSIRO)에서 주관한 연구 결과 이 바이러스는 토끼 이외의 동물이나 사람에게는 전혀 해가 없고, 토끼를 빠르고 조용하게 죽인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이 바이러스를 전면적으로 풀어놓기까지는 적잖은 논란이 따랐 다. 토끼를 무자비하게 죽인다는 동물보호론자의 반발과 생태계에 끼칠 영향이 불확실하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생태계는 정교하게 짜여져 있어 한 생물을 깡그리 없애는 것도 쉽지 않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자연계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며, 토끼가 없어지면 이제까지 토끼를 잡아먹던 맹금류와 여우는 먹을 것을 찾아 보호해야 할 토착 동물이나 가축을 노리게 된다는 것이다. 자연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토끼를 주식으로 삼던 매는 토끼의 90퍼센트가 사라졌는데도 번식률이 전혀 줄지 않았다. 토끼 대신 새나 도마뱀 따위를 더 잡아먹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여우는 어떨가. 여우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토끼를 쉽사리 잡아먹기 때문에 기대했던 전염을 차단하는 구실을 한다. 즉 결과적으로 토끼가 돌아다니는 범위를 좁히기 때문에 감염된 토끼가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것을 도리어 막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우를 없애는 것이 토끼들끼리 전염병을 퍼뜨리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실제로 여우를 퇴치하지 않고 토끼 바이러스만 퍼뜨린 곳에서는 토끼 감소 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보고도 있다. 하지만 기대와는 달리 여우가 사라진다고 토종 동물들이 늘어나지는 않았다. 오히려 기대하지 않았던 대형 동물이나 나무 위에 살던 유대류는 분명히 증가했다. 왜 그런지는 잘 모른다. 단지 자연은 단순한 먹이사슬로 설명하듯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오스트레일리아 정부는 3년 동안의 실험실 연구를 거쳐 지난 1995년 3월 외딴 섬에 바이러스를 풀어놓는 현지 실험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해 10월 원인 모를 경로를 통해 바이러스가 본토에 유출돼 수백만 마리의 토끼가 죽는 사고가 발생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당국은 1996년부터 환경영향평가 등 법적 절차를 밟고1997년에 광범한 대중 의견을 모은 뒤 1997년 10월부터 바이러스를 의도적으로 풀어놓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엄청난 숫자의 토끼가 죽어갔다. 바이러스를 살포한 10개 지역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 토끼의 80에서 95퍼센트가 6에서 8주만에 죽었다. 농민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돼 죽은 토끼의 주검을 곳곳에 흩뿌렸다. 이후 그동안 사라진줄 알았던 토종 식물들이 여기저기서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생물 무기의 효과가 과연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대폭 줄어든 토끼의 숫자가 다시는 불어나지 않게 될지, 아니면 면역력을 회복한 토끼가 다시 대륙을 점령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토끼가 사라진 생태계의 빈틈을 누가 어떻게 메울지도 궁금한 관심거리다. 분명한 것은 호주가 겪은 '토끼재앙'이 오늘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주인공만 바뀐 채 되풀이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