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승원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한국은 우선 해외 애니메이션의 하청 제작으로 시작했다. 대량의 인력이 요구되는 셀 애니메이션의 특성상 누군가는 작업을 분담해야 하는데, 인건비가 너무 비싼 미국과 일본의 대안으로 실력은 좋으면서 가격은 높지 않았던 한국이 지목되어 하청을 맡아왔던 것.
그런 와중에도 맨땅에 헤딩하듯이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에 나섰으며, 싼 인건비를 통한 하청 제작이 아니라 실력으로 인정을 받아서 여전히 미국과 일본의 애니메이션을 하청 제작하는 회사들도 있다. 당장 TV 애니메이션 채널에서 지금도 상영중인 미국 애니메이션과 일본 애니메이션의 엔딩 크레딧만 봐도 한국인 이름이 꽤 많이 보인다. 단순히 그림만 그려주는 낮은 수준의 하청을 했다면 엔딩 크레딧에 이름이 올라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즉, 어느 정도 중간 수준의 작업도 진행했다는 이야기다.
한편으로는 한국은 지나치게 하청 작업에 의존해 연출, 그 중에서도 콘티 쪽은 실력자를 육성하지 못했다. 그쪽은 거의 미국, 일본에서 다 해서 건내주고 다른 나라에 잘 가르쳐주지 않는 핵심 기술이라 그렇다. 애초에 할 일이 없으니 노하우가 쌓이지 못했다. 그래서 한국은 작화 하청의 유명세에 비해 연출가 풀이 상당히 좁다. 재능있는 소수의 감독과 연출가들에게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청을 맡으면 좋은 작품을 잘 만들면서, 자체 제작을 하면 뭔가 어색한 작품이 나오는 원인은 대부분 이쪽에 있다.
출처: 나무위키 한국 애니메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