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승원 인문·예술 전문가입니다.
제주도는 바람, 돌, 여자 세 가지가 많다고 해서 삼다도라고 부릅니다.
1600년대 간행된 남사록에는 남녀 비율이 0.7대 1이었으나
2008년 조사 결과로는 남자가 여자보다 많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삼다의 한 요소가 사라진 셈이지요.
자세한 내용은 아래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 제주에 '여자 많다'는 말은 옛말?
그렇다면 정말 여자도 많을까.
1600년대 간행된 김상헌의 제주 기행문인 '남사록'에 기록된 당시 제주 인구가 2만2천990명으로, 남녀의 성비를 보면 남자가 9천530명인 데 비해 여자는 1만3천460명으로 남녀 성비가 0.7대 1로 여자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는 섬 지역의 특성상 주로 뱃일을 하던 남성이 해상사고로 숨지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남자가 주로 했던 전복을 잡아 올리는 포작역을 해녀가 떠안아야 했고, 남자들이 도맡았던 군역 역시 여자가 대신 지면서 다른 지역에선 찾아볼 수 없는 '여정(女丁)'이라는 말이 생겨나기도 했다.
'남사록'에는 당시 남정(男丁)의 수는 500명이지만 여정의 수는 800명으로 기록돼 있다.
이 같은 '여다(女多)' 현상은 1900년대 들어서도 이어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1945년 제주도 성비(여성 100명당 남성 수)는 82.08%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성비보다 20.02% 낮은 수치로 당시 제주도 남성 인구와 여성 인구는 각각 11만4천736명과 13만9천791명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2만5천55명 많았다.
이 같은 '여다' 현상은 계속해서 이어지다 2008년 처음 깨졌다.
2008년 기준 제주지역 남자는 28만2천937명, 여자는 28만2천582명으로 남자가 여자보다 355명 많았다.
제주지역 여성인구는 꾸준한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현재까지 여성인구보다 남성인구가 1%포인트 내외로 높다.
여다의 섬이라는 별칭은 사실과 거리가 멀어지고 있지만, 2018년 기준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전국 평균보다 10%가량 높은 61.2%로 여전히 강인한 제주 여성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제주는 이제 돌, 바람, 여자가 많은 삼다도는 아니다.
기존 삼다도의 한 요소였던 여자를 대신하는 제주만의 독특한 특성을 다시 찾아 새로운 삼다도를 이야기해야 할 때다.
출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