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지애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앙코르와트 발굴의 역사가 궁금하군요.
프랑스 출신 박물학자 앙리 무오는 1860년에 캄보디아를 탐험하는 과정에서 앙코르와트를 방문했고, 그가 쓴 여행록이 유럽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앙코르와트는 마침내 다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앙리 무오는 '이 신전의 아름다움은 솔로몬의 신전이나 미켈란젤로의 작품에 비견될 정도'라고 극찬하면서 앙코르와트를 유럽인들에게 소개했는데, 이 여행록이 이색적인 신세계에 관심이 많던 당대 유럽인들의 입맛에 딱 맞았기에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프랑스는 얼마 지나지 않은 1863년 캄보디아를 보호령, 즉 사실상 식민지로 삼았습니다. 의도치 않았지만 이 과정에서 캄보디아의 영토가 넒어지기도 했는데, 유적에 관심이 많던 프랑스가 크메르 유적들을 모조리 손에 넣기 위해서 당시 태국령이던 씨엠립과 바탐방, 시소폰 일대를 침공해서 합병한 후 캄보디아령에 붙여버렸기 때문입니다. 어찌됐든 프랑스인들의 앙코르 유적 사랑은 계속돼서 1931년에는 앙코르와트의 모형을 파리 만국박람회에 통째로 전시하기도 했고, 수많은 학자들이 앙코르와트를 방문해 연구와 발굴작업을 계속했습니다. 그동안 앙코르와트에 무성하던 초목과 나무들을 모두 뜯어내고 보존 처리를 시작한 것도 이 무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