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로아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불교에서 머리카락은 번뇌의 상징으로 여깁니다. 마음속 번뇌가 머리카락으로 드러난다고 여기는 거죠. 그래서 매일 자라는 머리카락은 매일 자라는 번뇌를 의미하는거랍니다. 깎아도 솟아오르는 머리카락은 끝끝내 돋아나는 삼독이나 다름 없는데 그래서 머리카락을 무명초라 부르고, 출가 할 때 모두 깎아 버립니다. 부처님도 출가하면서 먼저 머리카락을 잘랐습니다. 이런 점에서 불교에서 삭발식은 바로 출가의식이기도 한데요. 머리를 자른다는 것은 자신이 가진 소중한 것을 아낌없이 버린다는 점에서 ‘욕망의 단절’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현존하는 불상들은 모두 머리카락을 갖고 있습니다. 심지어 간다라나 마투라 불상은 긴 머리카락을 위로 올려 상투처럼 정수리 부근에서 묶고 있는데요.. ‘탐욕을 끊는다’는 의미로 머리카락을 자르는, 출가의 상징인 삭발을 불상은 하고 있지 않고 오히려 간다라 양식의 불상은 웨이브 머리카락이 특징입니다.
이처럼 부처님 머리카락은, 출가 당시 잘랐다는 기록과 달리, 항상 조각되어 왔는데요. 물결치는 듯한 파상모발에서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나발 모양으로 변했지만, 석굴암 부처님에서 볼수 있듯, 전 세계 모든 부처님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머리카락은 부처님의 지혜를 의미하는 상징물로 조각된 것 뿐이라는 연구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