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의 모든 생물들은 한정된 자원을 놓고 경쟁하면서 살아간다. 자원을 확보하면, 즉, 먹잇감을 충분히 확보한 개체는 원활한 영양 공급으로 덩치가 커지게 되고, 커진 덩치는 그 자체로 다른 경쟁자들을 물리치는 유리한 요소가 된다. 이는 육식동물 뿐 아니라 초식동물에게도 해당된다.
코끼리는 비록 초식동물이지만 다 자라면 사자조차도 함부로 사냥하러 덤비지 못하는 무적의 존재가 된다. 5톤에 달하는 코끼리의 커다란 덩치와 그 육체가 가진 물리적 힘이 훌륭한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충분한 먹잇감만 확보할 수 있다면, 개체의 진화는 덩치가 커지는 쪽으로 발전하게 된다. 이 전략을 충실히 수행한 것이 바로 공룡이다. 2억 2천 5백 만 년 전, 트라이아스 후기에 처음 지구상에 등장한 공룡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 아마도 현대인이 이 시절의 공룡을 처음 맞닥뜨린다면, 긴 꼬리를 가진 털 없는 닭을 닮았다고 생각했으리라.
하지만 모든 개체들이 이 전략을 이용할 수는 없다. 이미 덩치가 큰 경쟁자들이 우위를 선점하고 있거나 혹은 덩치 경쟁에서 밀려난 경우, 그 틈바구니에 낀 개체들은 오히려 덩치가 작아지는 방향으로 진화한다. 일단 커다란 몸집은 많은 양의 먹이를 필요로 하기에 먹잇감을 충분히 구할 수 없는 개체들의 크기가 작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몸집이 작아지면 몸을 숨기기도 쉬워져 덩치 큰 개체들의 사나운 눈초리를 피하기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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