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준영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사람의 몸을 신적 존재에게 제물로 바치는 행위 혹은 그러한 풍습을 가리킨다. 인신공양(人身供養)이라고도 한다. 인류학적으로 볼 때 인신공희는 전 세계에 걸쳐 수렵시대·유목시대를 거쳐 농경시대까지 폭넓게 존재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신화와 전설, 고고학적 자료로 미루어 볼 때 페루·잉카·고대 이집트·메소포타미아·팔레스타인·이란·인도·그리스·로마·중국 등 고대 문명의 발상지에서는 대부분 인신공희가 있었다. 제물을 신에게 바치는 종교적 행위의 기원이 인신공희에 있다는 설도 있다.
인신공희 설화는 인신공희를 핵심 모티프로 하는 이야기를 뜻한다. 이 설화는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있어 각종 구비전승과 신화에서 발견된다. 히브리 신화에서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번제로 바치라는 여호와의 명에 따르는 대목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의 인신공희 설화는 대체로 인신을 제물로 바치는 악습이 없어지게 된 유래담이 많다. 개성의 지네산전설, 청주 지네장터전설, 제주도의 금녕사굴전설 등이 있다.
또 인신공희 설화는 고전소설 『심청전』의 근원설화(根源說話)이기도 하다. 『심청전』에 영향을 끼친 거타지 설화도 역시 인신공희를 모티프로 삼고 있다. 거대한 토목공사를 할 때에 어떤 사람을 물 속이나 흙 속, 혹은 그 재료 속에 파묻는 것을 인주(人柱)라 하는데, 이를 소재로 한 인주설화도 인신공희 설화의 한 종류이다. 성덕대왕신종 전설(에밀레종 전설)이 유명하다.
인신공양은 인류학, 신화학, 민속학, 종교학 등 제반 인문학 분야에서 중요한 연구대상일 뿐만 아니라, 국문학 분야에서도 고전소설 및 구비문학 연구에서 자주 다루어지는 주제이다.(최영석)
출처 : 문학비평용어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