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상열 경제·금융전문가입니다.
1960년 1인당 GDP는[5] 263달러로 158달러인 한국보다 높았고, 1969년까지는 필리핀이 한국보다 1인당 GDP가 높았습니다. 일단 페르디난드 마르코스가 집권한 1965년에는 198달러였고, 500달러를 넘긴 해는 그로부터 12년 후인 1978년(561달러)였습니다. 1982년 829달러 가량을 기록하며 1000달러를 넘길 조짐이 보였으나 1983년 723달러로 떨어진 것을 시작으로 1984년, 1985년 각각 -7%, -6.9%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마르코스가 퇴진한 1986년에는 605달러로 떨어지기에 이르렀습니다.
마르코스 성장 이후 필리핀 경제는 어느 정도 성장해 1994년 1081달러를 기록하며 1000달러를 넘겼고, 저성장 끝에 2000달러를 처음 넘긴 것도 1994년으로부터 무려 16년 후인 2010년(2202달러)였으며, 2016년 3038달러를 기록한 후 2021년 기준 필리핀의 1인당 GDP는 3461달러도 되지 않았습니다.
1973년부터 1986년까지 침체는 타 동남아 국가를 포함해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서 경제성장률이 정체되어 필리핀만의 특수한 침체 상황이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정치 불안정과 산업구조 변경 실패(또는 포기)가 맞물리며 혼합된 형태의 악화가 나타나며 장기적인 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심지어 1990년대 이후로 베트남이나 캄보디아, 라오스 같은 후발주자조차 경제성장률이 7%는 기본으로 넘고, 10%에 달하는 년도도 적지 않았던 반면 필리핀은 경제성장률이 일반적으로 높아야 5%대이고 6% 성장은 경이로운 수준으로까지 표현할 정도로 성장률이 매우 저조했습니다. 이 때문에 1960년대까지만 해도 필리핀보다 못살았던 인도네시아에게 조차 1인당 국민소득을 추월당했습니다. 그나마 2012년부터 2019년까지는 항상 6%를 넘는 높은 편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었지만 너무 늦게 발걸음을 내딛은 것은 어쩔 수 없었고, 2020년 코로나 19로 -9.5%라는 역대 최악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한풀 꺾였고 2020년대 초반에는 베트남한테 1인당 까지 추월당했고 전망이 어둡다는 말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