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조계준 육아·아동전문가입니다.
정리정돈 교육을 할 때는 책상 앞에 앉은 아이 시선을 기준으로 필기구와 책장처럼 손에 잡히는 근거리부터 옷장과 침대 등 원거리까지 정돈 범위를 점차 넓혀가면 좋습니다. 정리정돈의 규칙을 정할 때 열쇠는 아이한테 맡겨야하구 자녀가 직접 선택한 정리함을 몇 개 사서 책은 책끼리, 로봇은 로봇끼리, 인형은 인형끼리 분류하는 등 다소 투박하게 시작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처음부터 정리정돈에 익숙한 아이는 없으니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나름의 규칙에 따라 ‘큼직큼직한 카테고리’로 나눠보면 좋습니다.
아무리 좋은 정리정돈법도 스스로 흥미가 안 생기면 ‘하기 싫은 일’이 됩니다. “밥 먹기 전까지 치워!” 많은 부모들이 정리정돈의 이유와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지 않은 채 다그치듯 막연한 미션을 주지만 이런 방식은 좋지 않죠. 정리정돈에 대한 동기 부여를 하기 위해 ‘어질러진 방’과 ‘잘 정돈된 방’ 각각을 촬영한 ‘비포-애프터’ 사진을 보여주고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습니다. 정리를 마친 공부방 사진을 보여주며 아이에게 어떤 모습이 더 마음에 드는지 선택하게 합니다.
아이가 자기 물건에 대한 가치 판단을 할 수 있게 돕고, 방을 어떻게 정리하고 싶은지 연습장에 밑그림을 그려보게 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공부할 때 필요한 물건, 앞으로 갖고 놀지 않을 장난감, 다른 친구들에게 주면 더 가치가 커질 것 같은 물건 등 구분 작업을 해보라”며 “사용 여부를 먼저 확인·분류하면 본인의 책과 장난감 등에 대한 가치 판단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더불어 물건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갖게 되고 정리수납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겠죠?
어른들 기준으로 보면 아이의 서툰 정리정돈 태도가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처음부터 엄격한 규칙을 정해두는 건 좋지 않습니다. 아이마다 나름의 정리법과 패턴이 있습니다. 놀거나 공부할 때마다 매번 물건을 정리하기보다는 하루에 한 번, 시간을 10~15분 정도로 제한해 자유롭게 정리시간을 갖게 하는 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