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손용준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동도서기론은 사상적 측면에서 볼 때는 성리학의 이기론적 우위관(理氣論的優位觀)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문화적 측면에서 볼 때는 존왕양이(尊王攘夷)를 표방하는 소중화사상(小中華思想)인 화이론적 세계관(華夷論的世界觀)에 그 이론적 배경을 두고 있다고 합니다.
유학사상사에서 도(道)와 기(器)의 비교 설명은 ≪주역≫ 계사전(繫辭傳)에 처음 나오는데 도와 기를 각각 형이상(形而上)과 형이하(形而下)로 구분해 설명하고 있는데, 이 두 개념은 특히 송대 성리학에 있어서 이(理)와 기(氣)로 발전, 변화되어 이기론의 모태가 되었다고 합니다. 동도서기론은 척양척왜(斥洋斥倭)를 주장한 최익현(崔益鉉) 등의 위정척사론(衛正斥邪論)과도 척사의 의미에서는 그 맥락을 같이하지만, 현실적인 자강(自强)을 도모하기 위해 서양의 과학·기술문명만은 수용하자는 이른바 채서 사상(採西思想)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런 점에서 개화사상가들의 동도서기론은 성리학에 바탕을 두고 그밖의 이질적 문화를 배척하려는 재야 유학자들을 중심으로 성장한 척사사상과는 대립되는 위치에 서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