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의 명맥을 잇는 종교들은 무엇을 믿나요?
현재도 동학의 명맥을 잇는 종교들이 있는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이들 종교에서는 다른 종교에서 믿는 신같은 특정 숭배대상이 있나요?
안녕하세요. 시뻘건무당벌레33입니다.
동학은 현재 천도교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동학을 계승한 종교답게 기본적인 골격은 동학과 큰 차이가 없다. 최제우 스스로가 "동학은 유교, 불교, 도교가 합일된 것이라. 그러나 도인즉 같으나 이치는 다르니라"라고 하였다.
모태인 동학이라는 종교가 본디 서학인 그리스도교에 반발해 형성된 만큼, 신을 인간과 분리시켜 절대적 위치로 상정하는 교리에 대해서는 특히 반발하는 입장을 취한다.
세상엔 보이지 않지만 퍼져서 활동하는 기(氣,에너지)가 있다고 믿으며 이러한 에너지의 활동들이 세상을 주관해 우주 만물의 모든 활동과 생물을 소생시킨다고 믿는다. 그리고 기가 모여 응축되면 지극한 기운이 되는데, 이것을 '신(한울님)'으로 믿는다.
지극한 기운(지기)은 그냥 얻어지는게 아니라 세상에 대한 정성, 공경, 믿음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또한, 육신의 쾌락과 고통 관념에서 벗어나 깊은 도에 이른다는 건 불교와도 비슷하다. 지기가 사람의 몸과 마음에 임하면 비로소 깨어있는 상태가 된다. 끊임없는 수행을 통해 마음에 지극한 기운(신, 한울님)을 영원토록 몸과 마음에 모시는 것이 천도교 신앙의 궁극적 목적이며 영혼이 육체를 떠나면 기운인 정신 에너지는 영생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면 한 사람이 죽을 때의 기운의 남아서 떠돌 수 있다는 것이다. 즉, 귀신 등 전통 민간신앙 요소 또한 내포하고 있다.
천도교에서 말하는 생로병사의 하는 근본원인은 한울님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1860년 최제우는 한울님을 만나는 신비한 체험을 하였고, 후에 한울님은 세상을 다스리는 권한을 부여했다는 것이다. 최제우도 처음에는 그런 능력이 없다고 하면서 거부하였으나, 한울님의 도움으로 세상을 다스리는 권한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결론적인 교리는 생로병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영부와 주문을 믿고 정성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결국 태어나는 것은 한울님의 은덕이고, 은혜이지만, 살고, 늙고, 병 걸리고, 죽고의 문제는 자연의 흐름이다. 하지만 이런 운명을 극복하는 것은 얼마나 믿고 정성을 다하는 것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참고로 오늘날 어린이날은 천도교에서 시작되었고, 어린이라는 단어는 천도교에서 나왔다. 사람의 마음은 모두 평등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천도교는 정성, 공경, 믿음을 중요시하는데, 그 중에 하나인 공경은 사람의 언행과 관련이 깊으며, 사람 대하기를 한울(하늘)과 같이 하라는 것이다. 상대방의 마음도 나의 마음만큼이나 소중하기 때문에, 남의 마음을 함부로 해치면 자신의 마음도 해치기 때문에 신(한울님)을 모시는데 방해가 된다고 믿는다. 즉, 나이 많다고 아랫사람 함부로 대하지 말고, 신분 높다고 함부로 갑질하지 말란 뜻이다. 결과적으로 그러한 사람들이 모인 퇴폐적이며 저속한 사회는 지극히 암울해지며 그러한 나라는 망한다고 본 것이다. 최제우는 조선 후기 양반들의 피지배층에 대한 수탈, 갑질, 허세에만 치중해 안분지족하는 모습들과 비현실적이고 무책임하며 비발전적인 사고방식을 슬프게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