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떠돌이 탈춤과 도시탈춤의 역사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김동연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길거리 문화에서 문화의 발전에 따라 대중문화로 자리잡는 과정이 떠돌이에서 도시탈춤으로의 과정입니다.조선시대에 크게 유행한 탈춤은 한국 민중극의 극치임에 틀림이 없다.탈춤을 말 그대로 풀이해보면 탈을 쓰고 노는 놀이이다. 자신을 숨기는 탈(가면)을 쓰고 평소에 응어리진 한을 풀어내는 행위이다. 한마디로 서민들이 양반이나 무당, 아내와 첩, 또는 하인의 행색으로 분장하여 짜증스러운 현실을 놀이화한 것이다. 따라서 중국이나 일본처럼 직업적인 배우가 따로 있을 필요도 없다. 또한 무대와 관객을 따로따로 갈라놓는 다른 나라의 가면극과도 사뭇 다르다.공연자와 관객이 한 마당에서 어울려 즐기는 마당놀이이다. 그렇기 때문에 탈춤은 민중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놀이로서 발전되어 왔다.거침없는 행동과 걸죽한 입담으로 양반들의 허위와 가식을 가차없이 풍자해내는 말뚝이의 모습이나 고명한 파계승이 여인을 희롱하는 모습 등 하나같이 민중들의 비판의식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일반서민들은 이런 행위를 통해 억압받는 자신의 울분을 통쾌하게 풀 수 있었던 것이다. 1980년대 들어 한국 대학가에 번진 민중운동과 연계되어새삼 널리 보급된 이 탈춤이 이제는 일반적으로 대중화되어 많은 사람들이 보고 즐기는또 하나의 민속놀이로 확고히 자리잡게 되었다. 일반인들이 취미로 직접 탈을 만들어볼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으며, 직접 탈춤을 지도교습하는 곳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물론 전문적으로 탈춤을 가르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우리 것을 직접 체험해보고 느끼도록 하는 데에 의미를 둔 것이다. 요즘은 서울마당 같은 곳이 있어서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직접 공연되고 있는 탈춤을 쉽사리 접할 수 있게 되었다.오랫동안 전승이 거의 중단되었던 탈춤이다시 일반대중의 일상적이고 보편화된 대중예술로 자리잡게 된 것이다.
Q. 부르고뉴 지방의 와인이 인기가 있는 이유가 있나요?
안녕하세요. 김동연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부르고뉴는 프랑스 북동부에 위치한 와인산지다. 디종(Dijon)에서 남쪽으로 D974 도로를 따라 차를 달리면 우측으로 나즈막히 솟은 구릉이 계속 이어진다. 이 구릉에 부르고뉴의 포도밭들이 자리하고 있다. 동쪽과 남쪽을 향한 경사면과 석회질이 많은 토양은 피노 누아(Pinot Noir)와 샤르도네(Chardonnay)를 기르기에 최적지다. 다른 품종이 소량 재배되기도 하지만 부르고뉴 레드 와인은 대부분 피노 누아 100%, 화이트 와인은 샤르도네 100%로 만든다. 신기한 것은 단일 품종 와인임에도 부르고뉴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 와인은 마을이나 밭 별로 조금씩 다른 맛과 향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마을 사이 거리는 지하철 한 정거장 정도나 될까. 심지어 같은 마을 안에 위치한 밭은 몇 걸음 떨어져 있지 않다. 부르고뉴 와인을 마신다는 것은 피노 누아와 샤르도네가 표현하는 테루아(terroir, 토양과 기후 등 포도 재배 환경)를 즐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테루아의 산실, 부르고뉴2억 년 전 부르고뉴는 바다 밑에 잠긴 땅이었다. 약 3천만 년 전 지각 변동으로 지금의 유럽 대륙이 생기기까지 긴 시간 해양 퇴적물이 쌓여 만들어진 석회질 토양은 우아한 와인을 생산하는 가장 주된 요소다.부르고뉴를 와인산지로 본격 개발한 것은 기원 후 1세기 로마인이었다. 전염병 예방을 위해 물에 와인을 섞어 마셨던 로마인들은 부르고뉴에도 포도밭을 건설하고 와인양조를 전파했다. 로마 패망 이후 와인을 더욱 발전시킨 것은 가톨릭 교회와 수도원이었다. 왕실과 귀족의 헌납으로 포도밭을 소유한 이들은 포도 재배와 와인 양조에 대한 경험을 꼼꼼하게 기록했고, 천 년 넘게 쌓인 이 자료는 곧 부르고뉴 와인 생산의 거대한 노하우가 됐다. 축적된 정보를 기반으로 이들은 마을과 밭 별로 특징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여러 밭 가운데 유난히 더 뛰어난 밭도 가려낼 수 있었다. 그런 밭 주위에는 돌담을 쌓았는데, 부르고뉴 밭 중에 이름이 클로(Clos, 돌담이라는 뜻)로 시작하는 것은 이미 중세 때부터 특별한 밭으로 인정 받았던 곳임을 의미한다. 이렇게 쌓인 지식은 훗날 부르고뉴의 밭을 지역 단위, 마을 단위, 프르미에 크뤼(premier cru, 1등급), 그랑 크뤼(Grand Cru, 특등급)로 구분하는 기반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