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토마토의 라이코펜과 당근의 베타카로틴이 각각 붉은색과 주황색을 띠는 이유는 이들 분자의 구조적 특징, 즉 길게 이어진 콘쥬게이션 이중 결합과 그로 인한 가시광선 흡수 특성 때문입니다.
콘쥬게이션 이중 결합은 단일 결합과 이중 결합이 교대로 배열된 구조로, π 전자가 분자 전체에 걸쳐 퍼져 있는 상태를 만듭니다. 이렇게 전자가 비국소화되면 전자가 들뜰 때 필요한 에너지 준위 차이가 줄어들어, 자외선이 아닌 가시광선 영역의 빛을 흡수할 수 있게 됩니다.
라이코펜은 약 11개의 공액 이중 결합을 가진 긴 직선형 분자로, 청록색 영역(약 470 nm)의 빛을 흡수합니다. 따라서 우리 눈에는 그 보색인 붉은색이 강하게 드러납니다. 반면 베타카로틴 역시 11개의 공액 이중 결합을 가지고 있지만 분자 구조가 대칭적이며, 청색 영역(약 455 nm)을 흡수합니다. 그 결과 남은 빛이 노란색과 빨강이 섞인 주황색으로 인식됩니다.
즉, 두 색소 모두 공액 이중 결합의 길이가 길어짐에 따라 흡수 파장이 자외선에서 가시광선으로 이동하고, 각각 다른 파장을 흡수함으로써 서로 다른 색을 띠게 되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콘쥬게이션 이중 결합의 길이가 길수록 흡수하는 빛의 파장이 길어지고, 그 보색이 눈에 보이는 색으로 나타난다는 원리에 따라 토마토는 붉게, 당근은 주황색으로 보이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