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승원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한다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가 궁금하군요.
"말도 안 되는 소리", "엉뚱한 소리", 라는 뜻으로 쓰인다. 즉 개 풀 뜯어 먹는 소리와 같은 용법으로 쓰인다는 말입니다. 의미에 상관없이 어감 때문에 그렇게 들리는 면이 꽤 큰 듯입니다.
종종 볍씨(=씻나락에서 싹이 트지 않을 때 사람들이 "귀신이 까먹었다."라고 말한 데서 유래했습니다. 또 다른 설은 경상도 지방에서 귀신은 제사상이 허술하면 고픈 배를 움켜쥐고 광에 가서 씻나락을 까먹는다고 합니다. 원래 제사를 지낼 때에는 절을 올리고 난 후 조상님이 식사를 하실 동안 툇마루를 완전히 물러나서 제사 지내는 사람들이 광이나 창고 같은 데 갔다가 오는데, 광까지 쫓아와서 씻나락을 까먹는 상황인 것입니다.
제삿날은 그야말로 1년내내 배고픈 귀신입장에서는 진수성찬이 눈앞에 펼쳐진 자리인데, 그걸 마다하고 영양가없는 씻나락을 까먹을 정도면 얼마나 어이없는 상황이냐고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하고 있네"라는 말이 생겼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