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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반딧불167
엄청난반딧불16723.02.27

왜 자연산복어는 독이 있고 양식복어는 독이 없나요?

유튜브에서 봤는데 양식 복어는 독이 없지만 손질은 자연산 복어랑 똑같이 손질한다는데 그렇다고 하면 왜 자연산 복어는 독이 있고 양식 복어는 독이 없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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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녕하세요. 강형봉 영양전문가입니다.

    복어 독은 양식산에는 없고 자연산에만 있다는 자료를 소개합니다.


    허준의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복어에 대해 이런 내용이 나온다.

    맛은 달지만 독이 있다. 허약한 것을 보충해 주고 습한 것을 제거하며, 허리와 다리를 조절한다. 치질을 낫게 하고 몸 안의 벌레를 죽인다. 이 물고기에는 큰 독이 있어 맛은 비록 좋다고 하지만 조리를 잘못하면 사람이 죽게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 살에는 독이 없으나 간이나 알에는 독이 있다. 조리할 때는 반드시 피를 깨끗이 씻어 버리면 좋다. 미나리와 함께 끓여 먹으면 독을 없앨 수 있다.”

    복어는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긴 하지만 알, 간, 내장, 근육 등에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 TTX)이라는 독을 가지고 있다. 독성은 청산가리의 1,000배에 달할 정도로 강하다고 하는데, 물에 녹지 않고 열에도 강하므로 보통의 조리 조건에서는 독이 없어지지 않는다.

    이 독은 비교적 빨리 말초신경을 침범하므로 중독되면 30분 이내에 입술과 혀끝 등이 마비되기 시작하고, 중추신경을 침범하게 되면 호흡곤란을 일으켜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하기도 한다고 한다. 그러나 복어 요리는 자격증 제도가 있을 뿐 만 아니라, 조리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있어 복어 전문 요리사가 만든 요리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

    복어가 어떻게 몸에 독을 가지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먹이에 의한 것인지, 체내에서 자체 합성하는 것인지를 놓고 많은 논란이 벌어졌다. 그러나 최근에는 복어의 독성이 개체 및 서식지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복어가 스스로 독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먹이를 통하여 독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추측하는 경향이 우세하다.

    <표> 복어의 종류 및 부위별 독성. 자료=이태원 충남대 교수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하는 또 다른 증거로 실험실에서 부화되어 양식된 복어에는 독이 없다. 또한 독이 있는 자연산 복어의 소화관에서는 복어의 독을 가지고 있는 조개 패각이 발견되었고, 어떤 복어는 독을 가진 납작벌레를 먹이로 하는 것으로 미루어 적어도 일부는 먹이사슬에 의하여 독이 만들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독이 없는 양식 복어와 독이 있는 자연산 복어를 같은 수조에서 사육하면 독이 없던 양식 복어에 독이 생기기도 하는데, 물은 소통하게 하되 이 둘을 그물로 격리시키면 그와 같은 현상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에서 접촉에 의한 감염도 추정되며, 복어의 피부에서 채취한 세균이 테트로도톡신을 만들어낸다는 것이 밝혀지기도 하였다.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던 먹음직한 복어 알. 일본 일부 지방에서는 염장을 복어의 알에서 독을 제거하는 전통기술로 특산품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복어를 염장한 후 쌀겨에 절여 발효시킨 ‘누카즈께(糠漬け)’의 일종이 현재 일본 이시카와 현에서 지방 특산물로 시판되고 있다. 국내서는 일부 지방에서 염장 처리하여 사용했다는 말만 전해질 뿐, 독을 없애는 방법이 연구되지 않아 그동안 다량의 복어 알과 간이 전부 폐기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그동안 독 때문에 폐기되는 복어의 알과 간도 고급 수산식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고 하니 반가운 일이다.

    국내 한 대학에서 까치복과 참복의 알과 간을 시료로 하여 염장 숙성 기간과 알칼리 처리에 따른 독성 변화를 연구한 결과, 맹독인 복어 알과 간에 30%의 식염과 2%의 알칼리를 첨가해 8주의 숙성기간을 경과하면 테트로도톡신이 빠른 속도로 파괴되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러한 연구결과를 잘 활용하면 앞으로 폐기되는 복어 알과 간을 통조림 제품 등으로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