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상황은 “설사 이후 갑작스럽게 선홍색 혈액이 항문에서 흐르는 양상”이며, 통증은 거의 없고 힘을 주거나 앉을 때 출혈이 유발되는 형태로 보입니다. 기술해주신 양상상 상부위장관 출혈보다는 항문 또는 직장 하부 출혈 가능성이 높습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치핵(치질)입니다. 설사를 반복하면 항문 점막이 자극되고 항문 혈관총이 부어 오르면서 내치핵이 터질 수 있습니다. 내치핵 출혈은 통증 없이 선홍색 혈액이 갑자기 떨어지듯 나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힘을 주거나 배변 직후, 앉았다 일어날 때 “뚝뚝 떨어지는” 출혈도 전형적인 양상입니다.
두 번째 가능성은 항문열상(치열)입니다. 다만 치열은 보통 배변 시 심한 통증이 동반되므로, 현재 통증이 거의 없다면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설사로 인한 직장 점막염 또는 단순 점막 손상도 가능하나, “뚝뚝 흐를 정도” 출혈은 일반적인 단순 점막자극보다는 치핵 출혈과 더 유사합니다.
현재 상태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은 다음입니다.
: 출혈이 계속 멈추지 않고 10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 어지럼, 심한 무력감, 심박수 증가, 창백함이 동반되는 경우, 혈변이 계속 반복되는 경우에는 응급실 방문이 필요합니다. 특히 바닥에 고일 정도로 반복 출혈하면 즉시 평가가 필요합니다.
지금처럼 일어나면 멈추고 힘주거나 앉으면 나오는 양상이라면 급성 치핵 출혈 가능성이 높으나, 오늘 중으로 외과 또는 대장항문외과 진료를 받아 항문경 검사가 필요합니다. 출혈량이 많았다고 표현하셨기 때문에 단순 경과관찰만 권하지는 않습니다.
당장 할 수 있는 조치는 수분 충분히 섭취하고, 변을 억지로 보지 말고, 힘주지 말고, 따뜻한 좌욕을 하루 2에서 3회 시행하는 것입니다. 지혈을 위해 거즈로 부드럽게 압박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복용 중인 콘서타(메틸페니데이트)나 씬지록신(레보티록신)이 직접적인 출혈 원인이 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오늘 출혈량을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다시 한 번 비슷하게 흐르는 출혈이 있으면 내일 병원으로 가는 것이 안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