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적인 거라고 봅니다.
여러가지 설이 있고, 아직도 한국과 일본 학자들 사이에 아주 많은 논란이 일고 있는 부분입니다만, 이유는 바로 이거다 하고 확실하게 얘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라고 봅니다.
일단 한국어가 일어로 변했다거나 일어가 한국어로 변했다는 식의 말은 신빙성이 없습니다. 일어 고전을 연구해보면, 일어가 지금의 형태와는 또 많이 달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두 언어가 같은 뿌리에서 나왔다면 시대를 거슬러 올라갈수록 공통된 부분이 더 많아야 할텐데, 차이점이 더 많아지니 말이죠. (물론, 이는 100%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우리말은 15세기 중반에 창제되었고, 보편화 되는 과정도 아주 길었기 때문에 그 이전의 우리말의 형태가 어땠는지 확실히 알 수가 없는 실정입니다. 일본 같은 경우는 11세기 초에 이미 히라가나로 첫 소설 - 겐지 모토가타리(源氏物語) - 이 쓰여졌죠.)
가장 신빙성있는 주장은 워낙 오랜시간 (좋은 사이였든 나쁜 사이였든) 가까이 지낸 두 나라이다보니 언어가 비슷한 방향으로 변해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중국도 마찬가지 이고요. 언어의 특성중 하나가 시대가 변해가면서 변하고, 또 새로운 말들이 항상 생겨난다는 것인데, 한자를 같이 쓰는 세 나라중 한 곳에서 새로운 말이 생겨났다면 (예를 들어 새로운 한자가 만들어졌다면) 다른 두 나라도 그를 채용하는 일이 있었을 수도 있다는 것이죠. 그런 과정에서 일부러 발음을 완전히 다른 것으로 바꾼다거나 하는 필요는 없겠죠. 다른 예로 화학이나 물리 등의 유럽에서 발달된 학문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용어들을 한국어로 직역해 우리나라 말로 정착이 되어버린 경우도 다른 경우라고 할 수 없겠죠.
또 세계화되면서, 사람들의 생각하는 방식이 점점 서로를 닮아가다보니 생기는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에서는 "무엇무엇을 위해서" 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죠. 일본에서는 이런 "명사+을+위해서"라는 표현을 할때 조사가 "을(を)" 대신에 "의(の)"가 붙습니다. "당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의 위해서"라는 식의 표현을 쓰는게 원칙이죠. 그런데 최근 일본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한국어처럼 "을"을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이는 한국어의 영향을 받았다기보다 생각하는 방법이 닮아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 밖에도 많은 이유가 있을 거라고 봅니다. 물론 삼국시대에 백제의 왕인박사가 논어와 천자문을 가지고 일본에 건너가서 문물을 전해줬다는 설도 있고 해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늘 "한국은 일본문화의 시조다"라고 말하면서 문화우월주의를 펼치는 사람들이 많은데, 물론 왕인박사는 일본에서도 높이 떠받들고 있는 인물이고, 이 사실은 한국사서에는 전혀 기술이 되어있지 않은데 반해 일본서기에 기록되어 있어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왕인이 논어와 함께 일본에 건넨 것으로 알려진 천자문이 만들어진 시기가 5세기 후반이라고 알려져 있는 가운데 왕인의 활동시기는 5세기 초반으로 알려져있어 이에 대한 논란도 상당히 많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