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준영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사대(事大)란 본래 큰 것을 섬긴다는 뜻이지만, 그 뜻이 바뀌어 대외의존적 성향을 지칭하는 의미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사대주의는 역사적으로 조선시대 말기부터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겪게 되는 어려움 속에서 자기정체성(自己正體性)을 찾으려는 몸부림의 표현입니다.
그리고 원래의 의미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세계질서에서 대중국과의 외교관계의 인식에서 나타나는 한국인의 한 특성을 뜻하는 개념이라고 규정할 수가 있습니다.
한국·중국·일본을 포함하는 유교문화권 또는 한자문화권에서 사대의 ‘사(事)’는 ‘섬긴다[奉]’는 좋은 뜻으로 사용되어왔습니다.
언제나 음양의 조화를 중시하는 중국의 세계관에서 이처럼 사대는 사소와 짝할 때만 존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事)라는 섬김은 의례적(儀禮的)인 관행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대와 사소의 관계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국가간의 세계질서에서도 적용되었습니다. 중국적 세계질서는 ‘천조예치(天朝禮治)’라고 하여 ‘하늘 아래 있는 세상은 하나의 왕조이고 그곳은 의례로써 다스려진다.’는 것입니다. 조선 왕조에서 중국에 사대한다는 것도 이러한 것이었습니다.
중국은 선진시대(先秦時代)부터 천하에는 천명(天命)을 받은 천자가 있고 그 아래는 군신관계의 상하 위계적 서열로 세계질서가 형성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군신의 상하관계는 중국과 그 주변국가간의 관계에도 확대적용됩니다.
이에 따라 조선왕조의 입장은 대국인 중국에 조공을 바쳐야 했고, 중국 황제는 조선의 왕을 책봉하였습니다. 중화(中華)와 외이(外夷)와의 의례적 관계에서 보면 조선의 사대는 조공으로 나타나고 중국의 사소는 책봉으로 나타났던 것입니다.
이른바 봉조제도(封朝制度)는 대소국간에 많은 의례적 교환을 수반하기 때문에 양자간에는 정치·경제·문화적으로 상호보완적인 교류가 다양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시대적 추이에 따라 다소 다르기는 하지만, 유교가 주도적인 지배이념으로 정착하게 되는 조선 왕조에서 봉조제도는 한중관계의 기본성격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