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들어가고싶지가 않아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안녕하세요 18세 여학생입니다. 제목 그대로 집에 들어가고싶지가 않아요. 학교에서는 힘들지만 그래도 꽤 즐겁습니다. 하지만 학교가 끝나고 나서가 문제입니다. 며칠 전 아버지께서 회사에 사표를 내시고 집에 계속 계시기 시작했어요. 그때부터 집에오기만 하면 가부장적이고 강압적이신 아버지의 비위를 맞춰야 하고 쉬기는커녕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것도 중간중간에 아버지께서 들어오셔서 검사를 하시구요. 아버지께서 최소 한달은 더 집에 계실 예정이라고 하시는데 매일매일 이런 생활을 반복하니 스트레스가 너무 쌓여서 매일 자기전에 죽게해달라고 기도를 할 지경입니다.
제 상황을 말씀드리자면 한달에 용돈이 3만원이라 친구들과 시간을 보낼 돈도 없고, 아버지가 정한 통금시간이 6시 30분이라 그때까지 집에 들어가야 합니다. 스터디카페도 언덕 하나 넘어서 있구요. 단순히 힘내세요, 독립하세요 이런것 보다 지금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강한듀공186입니다.
저는 22살 여성이에요.
제 상황과 너무 비슷해서 눈길이 가는 고민이네요.
저도 다혈질에 가부장적인 아빠에게 시달리면서 살았는데요
초등학교 저학년 때 만 원을 혼자서 썼다는 이유로 제 손목을 붙잡고 커다란 식칼로 제 손목을 자르려고 했었고.
초등학교 2학년 때에는 밤 10시에 철봉에 거꾸로 매달아 5분을 버티라 시키고서 버티다 버티다 놓쳐 머리부터 떨어져 잠시 기절했던 제게 그것조차 못하냐며 저를 그 운동장에 두고 집으로 가 문을 잠궈 12시 까지 한 밤중에 그네에 앉아 떨어야 했던 적도 있어요.
제가 어느 날 하루가 너무 힘들고 짜증이 나는 일들이 있어 아빠 앞에서 조금이라도 제가 지금 어떤 기분인지 티를 내면 밥상을 뒤엎으려들고, 제가 6살 때 부터 초등학교 5학년 때 까지 밤 9시 마다 침대에 누워서 티비를 보는 아빠 옆에서 스쿼트를 100개씩 하고 스쿼트가 끝나면 아빠가 잠들 때 까지 발을 주물러줘야 했었고, 초등학교 3학년 때에는 아침 6시에 깨워서 집 뒷산에 있는 봉수대까지 올라갔다 내려오게 시킨 후에야 학교 등교를 시키곤 했었답니다.
사실 지금도 아빠와 같이 살고있어요.
주변에서는 제게 ' 돈을 빨리 모아서 독립해라 ' , ' 신고해라 ' 라고 조언하지만 사실 그러기 너무 애매하고 어려운 상황이에요. 저는 아직도 아빠가 퇴근하면 자다가도 일어나서 반기러 나가야하고, 밥을 먹을 때에는 제가 다 먹지 못하면 먼저 들어가버리면서 자기가 먹을 때 제가 자리를 비우는 것을 용납못해 매일매일 저녁식사마다 혼자 술을 마시는 아빠 앞에 앉아 2시간씩 보내야합니다. 비위를 맞추지 못하면 젓가락이 날아들고, 제가 반찬을 먹으려 젓가락을 움직이면 제가 뭘 먹는지 감시까지 하시고 그만먹으라고 하기도 하죠.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야하지만
정말 못하겠더라구요.
그래서 자해도 해봤고 뛰어내리려고 몇 번 시도를 해봤고
여러가지 알약을 몽땅 모아 먹으려고도 했어요.
하지만 우리같은 사람들의 심정은 다 똑같죠
죽고싶지만, 죽고싶다지만 사실 너무 살고싶어서 죽고싶은거리는걸.
살고싶은데 그냥 살 수 없게 내버려두질 않아서 차라리 죽고싶은거라는걸, 우리는 알죠.
그래서 저는 제가 살고싶어서
죽으려고 노력하는 대신
저를 살리려고, 어떻게든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주변에 도와줄 어른이 없다면
근처 보건소 같은 공공기관을 잘 찾아보세요
인터넷에 쳐보면 어려움을 겪고있는 사람들을 위한
상담 프로그램, 일자리 프로그램이 있어요.
바리스타 일을 알려주거나, 나에게 알맞는 상담소를 찾아주거나, 내가 집에서 더욱 빨리 독립할 수 있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꼭 있으니까.
허무맹랑하게 ' 그냥 빨리 돈 모아서 독립해 ' 라는 말을 듣는 것 보단 더욱 도움이 될거에요.
그 독립 이란걸 직접적으로 도와주니까요.
또 하나는 일기쓰기 에요
일기라는게 단순히 오늘 있었던 일을 기록하는 다이어리 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일기를 쓴다는 것 자체로도 당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요
당장에는 이걸 써서 뭐하나 싶어지겠지만
한 번 해보세요.
내가 오늘 겪었던 일, 내가 겪은 화가 났던 일, 즐거웠던 일
그런 일들에 대해 내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적어보세요.
예를 들어
오늘 돈까스를 시켜먹었는데 소스가 안 와서 그냥 돈까스만 먹어야했다.
라고 적는 것 보다
오늘 돈까스를 시켜먹었는데 바삭바삭한게 정말 맛있더라.
하지만 가게에서 실수를 했는지 소스가 오지않아서 그냥 돈까스만 먹게 되었어. 조금 짜증나더라, 요즘 짜증나는 일이 많이 생기는 것 같아.
이런 식으로 말이에요.
특히 일기를 쓸 때 '기록' 보다는 '대화' 하듯이 쓰면 더 좋더라구요. 마치 교환편지를 쓰는 것 처럼요. 허상의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놓듯이, 편지를 쓰듯이, 내 감정을 공유하듯이 쓰면
외롭지않고 은근히 나를 걱정해주고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누군가가 있다 라는 생각이 들고 용기를 얻게 되더라구요.
비록 나이차이가 많이 나지는 않지만
글쓴이가 너무 기특해요.
저는 도와줄 사람이 없었고, 상담 할 곳이 없었고, 시간도 없었고 어리석었어서 나를 해치고 나를 죽이는 행동을 여러번 했었지만.
글쓴이 분은 지금 상황에서 벗어나려고, 어떻게든 노력을 하고있다는게 정말 멋져요. 정말정말 너무 멋지고 예뻐요.
저는 그러지 못했기에 더욱 응원하게되네요.
글쓴이 분은 아직 성인이 아니라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지 못했을거에요. 성인들만이 보고 느낄 수 있는 세상이 있으니까요. 부디 지금의 자신을 포기하지말고 어른이 되어 누려보세요. 그리고 자기 자신을 사랑해주세요.
한 가지 앙큼한 (ㅋㅋ) 방법?을 말해보자면
우리의 아빠같은 가부장적이고 자식을 통제하려고 드는 사람들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복수는
그 통제를 벗어나는거에요.
그거 아시나요? 가정폭력을 당했거나, 집 안에서 차별을 당한 여성들이 가장 많이 하는 선택이 '집에서 멀어지기' , '연 끊기' 거든요.
대학교를 다른 지역, 먼 지역의 대학을 선택해서 다닌다거나
직장을 다른 지역에서 구한다거나
가족과 최소한의 연락만 하고 사는 거에요.
그게 최고의 복수에요.
더이상 나를 통제할 수 없게, 나를 붙잡지 못하게 하는게
아주 통쾌한 복수가 될거에요.
그러니 지금 홧김에 좋지않은 선택을 하거나
그러지말고 점점 쌓아가세요
내 감정도, 내 스펙도.
벗어날 수 있어요.
그리고 꼭 복수하세요 통쾌하게.
안녕하세요. 우람한토끼58입니다.
통금시간도 정해지고 카페도 갈 수없는 상황이면 마땅히 해결방법이 쉽지 만은 않은듯 하네요.
늦게까지 공부한다고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하고 어머니 한태 데리러 오라고 하면 안되나요?
아니면 친구집에서 같이 있다가 늦게 들어간다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