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는 어떤 원리로 썩어도 먹을 수 있은 것인가요?
삭힌 홍어를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한국사람들 중에도 특유의 삭힌 향과 맛때문에 못먹는 사람들이 많습니다.홍어는 어떤 원리로 썩어도 먹을 수 있은 것인가요?
안녕하세요. 스타박스입니다.
썩히는 것이 아니라 숙성의 한 방법으로 삭혀서 먹는 것입니다.
신선함이 생명인 어패류 중에서 홍어를 삭혀서 먹을 수 있는 이유 또는 홍어를 삭히는 이유는
홍어가 일반적인 어류와는 다르게 연골어류이기 때문입니다.
삭힌 홍어를 먹은 이유는 홍어의 암모니아 때문인데요.
어류는 경골어류와 연골어류가 있습니다.
경골어류는 딱딱한 뼈를 가진 어류로서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어류가 경골어류입니다.
바닷물은 염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냥 바다 속에 오래 있으면 체내의 수분이 삼투압 작용 때문에 밖으로 빠질 수가 있는데요.
일반적인 경골어류는 삼투압 조절형 어류로서 삼투압을 스스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노폐물을 그냥 암모니아의 형태로 바로 배출할 수 있으며 이 암모니아는 물에 씻으면 바로 씻겨내려가며 경골어류의 경우 내장만 제거하면 몸속에 암모니아가 없습니다.
반면 연골어류는 물렁한 뼈를 가진 어류로서 홍어와 같은 가오리과의 물고기와 상어 종류가 연골어류입니다.
연골어류는 스스로 삼투압을 조절할 수가 없는 어류라서 노폐물을 암모니아가 아닌 요소의 형태로 만들어서 체내에 가지고 있습니다.
체내에 요소를 함유하고 있어서 그것으로 삼투압을 조절하며 요소가 너무 과하게 되면 피부로 조금씩 배출해서 삼투압을 조절하지요.
그런데 홍어가 죽게되면 요소가 더이상 만들어지지 않고 체내에 있던 요소가 암모니아로 분해가 됩니다.
물론 금방 잡은 신선한 연골어류를 먹으면 미처 요소가 암모니아로 분해가 되기 전이라서 별다른 냄새가 없이 먹을 수 있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암모니아 냄새가 나게됩니다.
그럼 홍어도 삭히지 말고 잡자마자 금방 바로 먹으면 되지 않느냐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
여기서 홍어의 주 산지와 그 이동경로를 알면 이해가 쉬운데요.
홍어는 우리나라의 서해와 남해 일대에서 잡혔지만 주로 흑산도를 비롯해서 신안군 일대에서 많이 잡혔으며 지금은 국산 홍어를 거의 흑산도 일대에서만 잡히는 실정입니다.
옛날 특히 조선시대에는 전라남도에서 큰고 중요한 도시라고하면 나주를 꼽았습니다.
왜구 같은 해적도 많았고, 바다 자체에 별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바다와 바로 접한곳 보다는 바다에서 강을 통해서 조금 들어온곳에 있는 교통의 요지가 되는 지역이 큰 도시로 성장했었는데, 나주가 그러했습니다.
목포에서 영산강을 따라서 나주를 거처 광주까지 이어지니 나주가 교통의 요지로 그리고 수산물의 중간 기착지로서 크게 성장했었지요.
그래서 옛날 전라도의 큰 상인들이 나주를 기반으로하는 나상들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홍어도 흑산도를 비롯해서 신안군 일대에서 잡은 다음 목포를 거쳐 나주로 들어왔습니다.
그 다음 광주로 가거나 더 올라가서 햔양까지 가기도 했지요.
이렇게 홍어가 이동되는 동안 저절로 삭혀진것입니다.
옛날에는 교통이 그다지 빠르지 않았기 때문에 이미 나주까지 간 홍어는 이미 요소가 분해되어 암모니아가 되었기에 그 특유의 냄새가 나버린것입니다.
즉 이미 삭혀져버린것이지요.
다른 생선은 경골어류기 때문에 나주에 도착하면 신선도는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삭혀지지는 않았는 반면 홍어만 삭혀지고 그 특유의 냄새가 나는것입니다.
그런데 그 삭혀진 홍어가 자꾸 여러번 먹어보니 중독성이 있더라는겁니다.
그쪽 지역에서 많이 잡히지 자주 먹었고, 그 특유의 냄새에도 불구하고 중독이 되어버린것이지요.
거기에 더해서 다른 어류는 그보다 더 시간이 지나면 썩어버리는데, 홍어는 암모니아가 보존능력이 뛰어나서 잘만 삭히면 썩지 않고 오래 보관해서 먹을 수 있었기에 더더욱 삭혀서 먹게 되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