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정현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왕과 왕비는 외진 곳에 설치된 측간을 이용하지 않고 ‘매화(梅花)틀' 또는 ‘매우(梅雨)틀'이라고 하는 이동식 변기를 이용하였다.
임금의 얼굴을 ‘용안', 몸을 ‘옥체', 식사를 ‘수라'라고 높여 부르듯이 임금의 대변과 소변을 ‘매화열매(梅)'와 ‘비(雨)'라고 높여 불렀음을 알 수 있다. ‘매우틀은' 높이 30cm 정도의 나무상자에 빨간 우단으로 감싼 것으로, 변을 담을 수 있는 구리 그릇을 끼웠다 뺐다 할 수 있도록 한글자음 ‘ㄷ 자' 형태로 제작되었다.
임금이 속이 불편하다는 신호를 보내면 급히 복이나인과 궁녀들이 사방으로 휘장으로 감싸고 가운데 매우틀을 대령한다. 임금이 매우틀 위에 걸터앉아 용변을 본 뒤에는 복이나인이 비단으로 뒤를 닦아주고 매우틀은 왕실 전용 병원인 전의감에 보내어 변의 모양, 색깔, 냄새 등으로 임금의 건강을 살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