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손용준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윤동주 시인은 <항거>의 유관순 열사나 <영웅>의 안중근 의사처럼 독립운동에 온몸을 던진 투사는 아니였습니다. 말 그대로 ‘시인’이었던 그를 지금 우리가 독립운동가들의 이름과 나란히 기억하는 것은, 당시 시를 쓴다는 것의 의미가 지금과 현저히 달랐기 때문이다. 우리말로 쓰인 그의 시에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보전하고 우리 문화를 기억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은 사실 입니다. 말을 빼앗기고 창씨개명을 해야 했던 당시 이는 그 자체로 치열한 고민의 산물이자 저항이었던 것이지요. 그의 시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독립에 투신하지 못한 스스로에 대한 부끄러움과 고민이 묻어나 보입니다. 윤동주를 ‘부끄러움의 시인’이라 부르는 이유인데 이러한 부분이 그의 고뇌로 시에서 그대로 들어나 보이는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