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송종민 과학전문가입니다.
카멜레온은 몸 색깔을 자주 바꿀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수십 개 이상의 종이 있는 카멜레온은 변신능력과 가능한 몸 색깔 역시 종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멜레온은 주변 환경에 맞춰서 몸의 색깔을 변화시키기도 하지만, 위장의 목적으로만 그런 것은 아니고 구애를 하거나 의사소통 또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몸 색깔을 바꾸는 경우도 많다. 즉 편안하거나 침착한 상태일 때에는 초록색이고, 동요하거나 이성을 유혹할 때에는 노랑 또는 빨강으로 변하며, 화가 나면 검은색으로 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멜레온 피부의 색은 원래는 자외선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 수단이었다고 하는데, 다양한 목적에 이용되도록 진화한 셈이다.
예전에는 다른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색소의 축적이나 분산으로 인하여 피부색이 변화하게 된다고 여겨져 왔다. 그러나 몇년 전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카멜레온의 변신 메커니즘은 피부에서 나노 수준의 결정구조를 바꿈으로써 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즉 단순히 색소의 변화에 의한 것이 아니라, 빛의 파장별 반사 패턴이나 광간섭 등과 같은 고도의 광학적 특성을 이용하는 셈이다.
카멜레온의 피부에는 빛을 반사하는 층이 2개가 있는데, 카멜레온이 피부를 당기거나 느슨하게 하면 피부층에 있는 나노결정의 격자구조가 바뀌게 된다. 매우 미세한 격자(Grating)의 간격과 구조가 변화하게 되면, 이를 반사하거나 간섭하는 빛의 파장 대역 역시 바뀌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피부의 색이 변화하는 것이다. 피부에 힘을 주지 않은 편안한 상태에서는 카멜레온이 대체로 초록색을 띠게 되지만, 동요하거나 감정의 기복이 생겨서 피부에 힘이 가해지면 노랑, 주황, 빨강 등의 색을 띠도록 변화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