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승원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말을 교묘하게 둘러대고 얼굴빛을 좋게 꾸미는 사람 중에 어진 사람이 드물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유래는 다음과 같습니다.
공자는 말이 좀 어눌하더라도 진실한 사람을 좋아했다. 다소 무뚝뚝하지만 꾸밈 없는 사람이 오히려 더 어질다고 봤다. 이와 관련해 전국시대, 제나라 재상 추기의 일화는 되새겨 볼 만하다. 그는 키가 훤칠하고 얼굴이 잘생겨 늘 외모에 자신이 있었다. 요즘으로 치면 아주 꽃미남이었던 모양이다. 그 당시 나라 안에 ‘서공’이라는 사람 또한 외모가 좋기로 이름나 있었다. 추기는 거울을 보다 문득 부인에게 물었다.
“부인! 당신은 나와 서공 중에 누가 더 잘생긴 것 같소?”
“그야 물어보나마나 당신이 낫죠.”
추기는 친구들에게도 물어보았다.
“자네들이 보기에 어떤가?”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지 않나. 서공은 이름만 높았지 자네보다는 못할 걸세.”
추기는 집에 찾아온 손님들에게도 물어봤다.
“서공이 미남이라던데 나와 비교하면 어떻소?”
“제가 서공을 본 적이 있는데 선생이 훨씬 낫죠.”
추기는 주위 사람들 칭찬에 으쓱한 기분이 들었다. 그 후로 외모라면 자신이 나라에서 제일이라는 생각을 가졌다. 그런데 우연히 서공과 마주친 추기는 자기도 모르게 입이 떡 벌어졌다. 그가 보기에도 서공의 생김새가 훨씬 뛰어났기 때문이다.
‘서공보다 나는 별 볼 일 없는 얼굴이구나. 그런데도 난 주위 사람들 말만 믿고 우쭐댔으니 창피한 노릇이로다.’
그로부터 몇 년 뒤, 나라에는 간신들이 들끓어 왕의 눈과 귀를 가렸다. 추기는 왕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저는 한때 서공보다 더 외모가 뛰어나다고 여겼는데 직접 그를 보니 달랐습니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하니 제 아내는 남편인 제가 낫다고 했고 평소 제 신세를 많이 진 친구들도 듣기 좋은 말만 했습니다. 또 부탁이 있어 찾아온 손님들도 저를 추켜세웠지요.”
왕은 추기 이야기를 한참 듣다가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
“무슨 뜻으로 내게 그런 이야기를 하는가?”
“전하, 지금 조정에서는 간신들이 듣기 좋은 말만 하고 있사옵니다. 무엇이 거짓이고 진실인지 살피시옵소서.”
왕은 추기의 말에 크게 깨달은 바가 있었다. 그러고는 아첨을 물리치고 잘못을 지적하는 충신의 말을 받아들여 나라를 더욱 잘 다스렸다.
“좋은 약은 입에 쓰다”라는 말이 있다. 당장 먹기 불편해도 입에 쓴 약이 몸에는 좋은 법이다. 하지만 우리는 쓴 약보다 입에 단맛이 도는 것을 먼저 찾는다. 말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에게 좋은 약인 뼈아픈 충고는 듣기 싫어하고 듣기 좋은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경우가 많다. 자기에게 ‘교언영색(巧言令色)’하는 친구를 멀리하고 날카로운 충고도 서슴지 않는 친구를 가까이할 때 자기 발전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교언영색 [巧言令色] (공부왕이 즐겨찾는 고사성어 탐구백과, 2016. 1. 15., 글터 반딧불, 황기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