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bn이 있는 웹소설 작가입니다.(아마추어 일러스트 작업 경험도 있습니다)
이미 일하고 계시면서 원고 작업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굉장히 좋은 마인드셋입니다.
질문자님의 그림이 밀도가 아쉬운지 심미안이 아쉬운지는 제가 알 수 없으나,
'좋은 그림'을 그리게 되는 방법은 명확합니다.
테크닉을 기른다.(동세, 양감, 질감, 명암 표현력 등 실용미술학원에서 가르치는 것)
심미안을 기른다.(내가 좋다고 생각한 그림을 모작하기)
1과 2를 습득해 나의 것으로 만들고 오리지널(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따라 오리지널이 아닐 수도 있긴 합니다)을 그려서 실제로 팔아본다.(내 심미안이 타인의 심미안과 일치하는지 확인)
판다는 것이 꼭 금전적인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냥 sns에 공짜로 올리는 것도 큰 의미에서의 판매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하트를 눌러주는 것도 일종의 소비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이렇게 해야 내 그림이 '나한테만 예쁜 그림'이 아니라 '시장에서 예쁜 그림'이라는 확신(객관화)이 생기게 됩니다.
근데 이걸 만화로 하면 너무 힘들어요.
그래서 작업 속도나 연출이 아닌, '작화 퀄리티' 내지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예쁘고 멋진 캐릭터'를 얻고 싶은 거라면,
한 장의 그림을 온전히 그려서 sns 혹은 커뮤에 올리거나, 커미션 시장에 실제로 팔아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객관화된 심미안을 기르는 데에는 그게 빨라요.
(다만 커미션 시장은 만화가에겐 또 다른 의미로 힘들어서 추천하지는 않긴 합니다. 시작은 공짜로 하는 sns나 커뮤가 나을 거예요)
만화와 일러스트는 종목이 다르고, 한 장에 100퍼센트를 쏟느냐 마느냐라는 결정적인 차이가 있지만,
질문자님이 말씀하신 그 프로 작가들도 한 장만 그리면 평소 웹툰보다 훨씬 퀄리티가 높게 나옵니다.
그걸 따라가야 힘빼고 그렸을때 웹툰만큼 나올거예요.
만화라는게 그림 잘그린다고 장땡이 아니고, 그게 참 지망생들 미치게 만드는 이야기긴 하지만,
창작자는 자기가 납득할 수 있는 실력에 다다르지 않으면 평생 공허한 삶을 살게 돼요.
작화에 집중하는 건 저는 100퍼센트 옳은 선택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또 웹소설로 직변을 고려하셨던 적이 있다 하셨는데,
웹소가 어쩔수없이 더 편하긴 합니다. 웹소는 직장인보다 덜 걸리는데 웹툰은 직장인보다 더 걸리죠.
다만 필요한 능력치가 너무 다르고, 그래서 직변을 하지 않으신 건 현명한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웹소를 쓰고 삽화를 본인이 그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 경우 말풍선과 같은 만화 특유의 맛은 없지만,
'나는 그림 그리는 게 좋고 나만의 이야기가 있는데 만화적 연출이 좀 약한 것 같아'라면 그런 선택지도 열려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웹소를 쓰는 것도 소재를 정하는 능력과 스토리를 짜는 능력을 기를 수 있기 때문에,
꼭 유의미한 성적을 낼 필요는 없습니다만, 최소 한 번은 필수로 경험해 보는 게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듭니다.
마지막으로 드릴 말씀은, '일하면서 원고 작업을 한다'라는 게 정말 정말 좋은 거라는 겁니다.
지망생들은 '내가 일을 쉬고 작업에 집중하면 금방 성공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빠지곤 하는데,
대부분은 착각입니다. 그런 식으로 집중해봤자 유의미한 성과가 나오지 않습니다.
그림을 보진 않았지만 2주 80컷을 유지할 수 있다면 작업량은 충분한 듯 보입니다.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작업량을 꾸준히 유지하고, 객관화된 심미안만 얻는다면 결국 성공하실 거라 생각됩니다.
꾸준히 수련하셔서 원하는 경지에 다다르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