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준영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만월대는 고려의 수도 개경에 있었던 옛 궁궐터를 말해요. 고려 말 홍건적이 침략해 와 개경을 점령하였는데, 그 때 불에 타 없어지고 최근까지 폐허로 방치되고 있었어요.
그러던 중 고려 궁궐터의 중심인 만월대에 2007년 남북 역사학자들이 모였어요. 이후 남북의 공동 발굴로 수백 년 동안 땅 속에 묻혀있던 고려 왕궁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어요.
발굴은 조사구역을 구분하기 위한 측량으로 시작되었어요. 발굴단은 바둑판 모양으로 줄을 설치해 조심스럽게 발굴을 했어요. 흙을 1m 정도 걷어내자 궁궐 지붕에 있었던 기와 조각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어요. 많은 기와 조각 중에 발굴단의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어요. 불교가 탄생한 고대 인도의 글자가 새겨진 기와였죠
2015년 남북 공동발굴이 끝나갈 무렵 작은 유물 하나에 발굴단은 환호성을 외쳤어요. 흙을 모아 체질을 하다 손톱 크기의 아주 작은 금속활자 한 개가 나왔거든요.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든 나라에요. 『직지심체요절』이란 책을 통해 이 사실을 증명했지만 활자 대부분은 없어지고 단 2점만이 남아 있어요. 그나마 출토된 곳이 명확하지 않아 그 가치가 떨어졌죠. 발굴지가 확실한 금속활자가 발견되면서 고려가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들어 사용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