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 문학의 정의와 형식, 발생과 전개 그리고 내용 또는 영향 관계가 궁금합니다.
가사 문학의 정의와 형식, 발생과 전개 그리고 내용 또는 영향 관계가 궁금합니다.
정철의 관동별곡과 정극인 상춘곡이 생각나네요.
안녕하세요. 황정순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가사의 형식은 운문형식이지만 내용은 산문과 비슷하여 운문에서 산문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인 문학입니다.
만족스러운 답변이었나요?간단한 별점을 통해 의견을 알려주세요.안녕하세요. 박세공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가사는 고전 문학 가운데서도 가장 독특한 발생 경로를 지닌 장르에 속한다. 가사 문학은 시조나 한시처럼 처음부터 어느 한 시형으로 나타난 장르가 아니라,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우리 고유의 민요적 율격 위에 향가나 고려가요, 한시 등의 내용적 영향이 보태져 새로운 시형으로 형성된 장르이다. 때문에 가사는 우리의 사상과 감정을 표현하는 데 가장 적합한 시가 장르로 평가받기도 한다.
가사는 운문 문학에 속하지만 내용이나 형식면에 있어서 일반적인 시가와는 큰 차이를 보인다. 이는 앞서 언급한 가사의 발생 과정상의 독특함과도 관련이 있는 것인데 가사는 기본적인 율격을 지닌다는 점에서 운문 문학이라 할 수 있지만 거기에 포섭된 기존 장르의 성격이 다양하기 때문에 어떠한 요소, 주제를 강조하느냐에 따라 산문성이 강화되기도 하고 운문성이 강화되기도 한다. 실제로 가사 작품을 살펴보면 그 속에는 서정성이 강하게 부각된 작품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외에도 사실과 체험에 바탕한 내용을 기술한 것, 유교적 이념이나 교훈을 알리기 위한 것, 소설처럼 허구적인 이야기 구조를 강화하여 일정한 사건에 초점을 맞춘 것 등 산문성이나 교술성이 강조된 작품들도 상당수 포함된다.
가사의 율격은 주로 4음보의 음보율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분량이 긴 가사 작품일 경우 4음보율이 유지되지 않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작품 전체적으로 이 4음보율이 주를 이룬다.
가사의 내용은 작가가 주목한 바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지만 역사적으로 봤을 때 조선 중기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기준으로 조선 전기 가사와 조선 후기 가사로 크게 나누어진다. 여기에 개화기와 일제시대에 창작된 가사를 포함하여 근대 가사 시기를 추가하기도 한다.
조선 전기 가사의 창작층은 주로 양반 사대부 계급이었다. 가사의 효시로 알려져 있는 〈상춘곡〉의 정극인이나 〈면앙정가〉의 송순, 〈관동별곡〉과 〈사미인곡〉, 〈속미인곡〉의 정철 등의 작품이 이 시기의 대표적인 가사 작품이다. 이들은 가사를 통해 한시나 시조만으로는 담아내기 힘들었던 자연의 구체적 모습과 생활의 흥취를 한문과 한글을 함께 사용하여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흔히 ‘강호(江湖)가사’라 불리는 이들의 작품에는 어지러운 정치판과 잇속만이 중시되는 현실세계의 부조리함, 자신의 이상과 뜻을 제대로 펼치지 못하는 현실의 벽으로 인해 환멸을 느끼고 이와 같은 현실 세계로부터 벗어나 자연 속에서 안식과 평온을 찾고자 하는 욕망이 잘 드러나 있다.
물론 작가에 따라서는 자연의 아름다움이나 고귀함에 유교적 가치관이나 왕에 대한 충성심을 투영하여 유학자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의도가 있더라도 이들의 작품에 묘사된 자연이 시적 화자가 합일하고자 하는 대상임에는 변함이 없다.
조선 후기 가사는 왜란과 호란이라는 두 번의 큰 전쟁을 치르고 난 뒤 민생이 피폐해지고 지배 질서가 흔들리기 시작한 사회적 현실과 관련이 있다. 기존의 사대부 중심 지배 질서가 흔들리고 중인계층이나 농민, 상공업자들의 의식이 성장함에 따라 가사의 창작층도 다양해지게 되는데 이는 곧 작품의 경향에도 큰 변화를 낳았다. 이전까지 유교적 천인합일의 사상을 강조하였던 가사들과는 달리 이 시기의 가사에는 집권층의 학대와 수탈을 비판하는 내용이나 위선적이고 가식적인 양반들을 풍자하고 희화화하는 내용이 많이 등장한다.
또한 여성 작자층의 성장과 함께 남녀간의 애정 문제를 중심으로 여성의 욕망과 이상, 그것의 좌절과 같은 내용을 다룬 작품들도 출현하게 된다. 조선 전기 가사에서도 여성의 목소리를 빌려 노래한 작품들이 있지만 이때의 여성 화자는 목소리만 빌려온 것일 뿐 실제로는 남성 작가의 유교적 이상을 대변하는 존재였다. 그러나 조선 후기 가사에 등장하는 여성의 목소리는 실제 현실에서 남성 중심의 사회 구조에서 억압당하였던 부녀자, 기녀들의 목소리였고 이들은 자신들이 억눌러 왔던 욕망, 애정을 담담하게 표출하기 시작한다.
개화기와 일제 식민 지배 시기에 오면 조선 후기 가사에서 보였던 내용적 다양함은 크게 줄어들고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는 교술적, 교훈적 가사들이 주로 창작된다. 개화기에는 서구의 선진 문물을 슬기롭게 받아들여 부국강병의 도구로 삼고 독립 국가를 이룩하자는 교술적인 가사가 많이 등장한다. 이와 같은 작품들을 흔히 개화 가사라 지칭하는데 이들 개화가사는 지식인뿐만 아니라 서서히 사회 구성의 주체로 성장하고 있던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창작된 것이 많아 읽고 따라 부르기 쉽도록 운문성이 강조된다. 개화 가사 가운데에는 현실을 보다 냉철하게 바라보고 서구 열강의 침탈을 경계하거나 여전히 봉건적 관습에 얽매인 지배층을 고발하고 풍자하는 경향도 나타난다. 이들 작품은 주로 우국 가사류로 분류되며 이들 작품에는 운문성보다는 산문성이 강조된다.
이처럼 개화기와 일제 초기까지 꾸준히 창작되었던 가사는 근대문학의 흐름이 형성되고 본격적인 근대 소설과 시의 창작이 진행됨에 따라 크게 쇠퇴한다.
출 처 : https://m.terms.naver.com/entry.naver?docId=1997211&cid=47319&categoryId=47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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