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호진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이야기꾼이란 직업은 거의 인류역사가 시작했을 때 부터 존재했습니다.
글자가 없거나, 발명 된 후에도 지식인 일부만 배울 수 있었으니
대부분 사람들은 이야기를 말로 전해 들어야 했으니까요
물론 시대마다 문화도 문명도 다르니까 샤먼부터 극장까지 다양한 이야기꾼들이 존재했으며
그 중에 전기수도 있는 것 입니다
전기수는 18~20세기에 존재한 책을 실감나게 읽어줘서 돈을 받는 직업으로
17세기 이후 한글 문학과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책이 양반들만 살 수 있는 물건에서 백성도 큰맘 먹으면 한권쯤은 살 수 있는 물건 까지
가격이 내려갔기 때문에 생긴 직업 입니다.
물론 책을 아예 가지는건 극히 일부의 부자만 가능해서, 대부분은 책을 빌려 읽어야 해서
현대에 부동산 투기하는 느낌으로 책한두권을 사는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생겨났는데
애초에 문맹이라 못읽는 사람도 많으니 "책을 외워서 읽어주면 저런 사람들 한테도 책대여료를 받을 수 있겠다!" 라는 발상으로 전기수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그 후 업계경쟁을 통해 구술문학 특유의 애드리브나 연기력 같은, 책과는 다른 매력이 생기면서
양반 가문에 출장을 갈 정도로 발전 했습니다.
구한말에 라디오나 레코드같은 선진문물이 들어온 직후에도, 최신기계는 비싸서 전기수가 살아 남았지만
라디오를 넘어 텔레비전이 등장하고, 국가적으로 기초교육을 하고 도서관을 건설하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