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분을 향한 깊은 사랑과 걱정 때문에 얼마나 마음이 아프실지 상상조차 안 되네요. 6일이라는 시간이 질문자님께는 6년처럼 느껴지셨을 것 같아요. 특히 우울증 판정까지 받으실 정도로 지친 상태에서 여자친구의 울음 섞인 목소리를 들었으니 당장이라도 퇴교하고 돌아오라고 말하고 싶은 그 마음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더 차분하게 상황을 바라보아야 할 시기이기도 합니다.
훈련소 1~2주 차는 사회와 격리된 환경 때문에 누구나 가장 힘들어하는 시기입니다. 여자친구가 울었던 건 포기하고 싶어서일 수도 있지만 단지 사랑하는 사람이 너무 보고 싶고 낯선 환경이 고되어서일 확률이 높습니다. 여자친구분이
안정적인 직업을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린 만큼 지금 당장 퇴교를 권유하는 것은 나중에 여자친구에게 후회나 미안함을 남길 수 있습니다.
질문자님이 무너지면 결국 여자친구 분도 군 생활을 버틸 힘을 잃게 됩니다. 나 때문에 여자친구가 고생한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단단하게 중심을 잡아야 여자친구가 안심하고 훈련을 마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3주 차부터 편지가 가능하다고 하셨죠? 지금부터 매일 일기를 쓰듯 편지를 미리 적어두세요. 전하지 못하는 마음을 글로 쏟아내는 것만으로도 질문자님의 우울감을 덜어내는 데 큰 도움이 될거에요. 그리고 우울증 판정을 받으셨다면 혼자 참지 마시고 꼭 전문적인 상담이나 진료를 병행하며 이 시기를 버텨내셨으면 합니다.
적어도 여자친구 분이 훈련소 분위기에 적응하는 3~4주 차까지는 지켜봐 주세요. 그때도 본인이 진심으로 그만두고 싶어 한다면 그때 퇴교를 논의해도 늦지 않습니다. 이 고비를 잘 넘기면 두 분의 관계는 이전보다 훨씬 더 단단해질 거예요. 질문자님 혹시 이 생각도 한 번 해보셨을까요? 만약 여자친구가 훈련소에서 나 때문에 남자친구가 우울증까지 걸리고 매일 밤 울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그 마음이 어떨까요?
아마 여자친구분은 말할 수 없는 미안함과 죄책감에 훈련에 집중하지 못하고 더 큰 고통을 겪을 가능성이 큽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짐이 되고 있다는 생각만큼 괴로운 건 없으니까요. 여자친구가
바깥에 있는 질문자님 걱정 없이 씩씩하게 훈련을 마칠 수 있도록 나는 여기서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말고 훈련 잘 받고 와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난 네 편이야 라고 말해줄 수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세요. 질문자님이 스스로를 돌보는 것이 곧 여자친구를 도와주는 가장 큰 사랑입니다. 응원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