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일리톨이 충치를 일으키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핵심은 말씀하신 뮤탄스균의 에너지 대사를 방해하여 무력화시키기 때문입니다.
뮤탄스균은 우리가 섭취하는 설탕을 먹고 에너지대사를 하는데, 그 결과 산을 만들어 충치를 유발하게 됩니다.
그런데 자일리톨이 뮤탄스균에게 마치 설탕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뮤탄스균은 자일리톨을 설탕으로 착각하고 세포 안으로 적극적으로 흡수합니다. 이 과정이 바로 말씀하신 '불필요한 과정 반복'의 시작입니다.
뮤탄스균은 세포막에 있는 특정 운반체 단백질을 통해 자일리톨을 세포 안으로 들여보냅니다. 이 운반체는 설탕과 자일리톨을 구분하지 못하고 모두 들여보냅니다.
세포 안으로 들어온 자일리톨은 설탕과 마찬가지로 인산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는 에너지를 사용하여 인산기를 붙이는 과정으로, 뮤탄스균이 설탕을 대사하기 위한 필수적인 첫 단계입니다. 뮤탄스균은 ATP를 소비하여 자일리톨에 인산을 붙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인산화된 자일리톨은 뮤탄스균이 다음 단계로 대사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설탕은 인산화된 후 여러 단계를 거쳐 에너지를 생산하지만, 자일리톨은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없어 에너지를 만들지 못합니다.
결국 뮤탄스균은 세포 내에 축적된 인산화된 자일리톨을 다시 세포 밖으로 배출하려고 합니다. 이는 일종의 독성 물질이 쌓이는 것을 막기 위한 생존 기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자일리톨이 세포 밖으로 나가도, 뮤탄스균은 다시 자일리톨을 설탕으로 착각하고 재흡수하는 과정을 반복하게 되죠.
이러한 흡수-인산화-배출-재흡수의 무한 반복은 뮤탄스균에게 엄청난 에너지 낭비를 초래하고, 에너지는 계속 소비되는데 실제로는 아무런 에너지도 얻지 못하니, 결국 뮤탄스균은 에너지 고갈로 인해 더 이상 증식하거나 산을 생산할 수 없게 되고, 수가 점차 감소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효소의 기질 특이성과 연결 지어 생각해보면, 자일리톨은 뮤탄스균 내 특정 효소의 '잘못된 기질'이 됩니다.
효소는 특정 모양을 가진 기질에만 결합하여 반응을 촉매합니다. 마치 자물쇠와 열쇠처럼, 특정 효소는 특정 기질에만 딱 맞습니다. 뮤탄스균의 경우, 설탕을 인산화하는 효소가 설탕뿐만 아니라 자일리톨에도 결합하여 인산화 반응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즉, 이 효소는 자일리톨을 진짜 기질인 설탕과 구별하지 못하는 허점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체 내 효소는 뮤탄스균의 효소와는 다른 기질 특이성을 가집니다.
즉, 인체 내의 효소는 자일리톨을 설탕으로 착각하지 않으며, 자일리톨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지도 않습니다. 자일리톨은 인체 내에서 소화되지 않고 대부분 배출되거나, 일부는 장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되어 흡수됩니다. 따라서 자일리톨은 인체 내의 효소 활동이나 에너지 대사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효소 자체는 인체에서 줄거나 영향력이 약해지는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