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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사 22.01.10

영국은 왜 신사의나라 인가요?

왜 많고 많은 나라중에

영국은 신사의나라로 유명한가요?

하는짓이 신사처럼 점잖....?다고는 못보겠는데

과거만 해도 약탈하고 지배하고...

어느샌가 그런 이미지로 잡은것이 신기한데

무슨 이유때문인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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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의 개수4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장상돈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91NO9Uv9RIL

    이 작품을 통해 젠틀맨의 위치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영국 왕으로부터 작위를 수여받은 귀족들과

    지주로 부를 축적하여 젠트리(gentry)로 불리게 된 사람들 사이에는 격차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귀족 남자가 젠트리 가문의 여성과 사랑에 빠질 수 있는 플롯은 여러 가지 의미를 담고 있겠죠?

    주인공 엘리자베스 베넷의 장난기 많은 상냥함에 귀족이 반하는 플롯도 시대를 역행하는 개념이고,

    그런데 여주인공이 귀족의 청혼을 거절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개념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오만과 편견이 여주인공은 귀족들의 오만에 대한 편견을 벗겨내고 결국은 결혼합니다.

    셰익스피어의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도 비슷한 플롯이 등장합니다.

    첫째 딸 캐서린은 말괄량이라고 불리고 동생 비앙카는 요조숙녀처럼 행동합니다.

    여기에 루첸티오가 등장하여 캐서린을 길들여 요조숙녀처럼 바꾸고 결혼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셰익스피어는 말괄량이 캐서린이 루첸티오에게 길들여졌다고 결론내릴 수 없는 미묘한 결말을 남겼지만, 남성우월의식에 사로잡힌 무학평론가들은 여전히 루첸티오가 캐서린을 길들이는 측면에만 관심이 있고, 캐서린의 지혜(?)를 읽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제가 쓴 논문이 있지만, 그런 문학비평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질문자님의 질문에 답하기 위해 영국에서 쓰여진 두 작품을 소개하는 이유는,

    오만과 편견에서 젠트리, 젠틀맨은 어떤 사회적 위치였는가를 말하려는 것이고, 젠트리가 귀족을 어떤 편견을 가지고 보았는가를 말하려는 것입니다.

    말괄량이 길들이기에서는 루첸티오가 캐서린에게 과격한 짓을 통해 여성을 길들이고, 신사라는 행동양식을 요구할 때, 영국사회가 어떤 행동양식을 신사적이라고 보는 지의 관점을 말하려고 한 것입니다.

    "신사의 나라"는 좋은 의미가 아닙니다.

    귀족도 아닌 것들이 귀족인 척 하려고 턱시도를 입고 돌아다니는 졸부들의 모습을 비아냥거리는 말입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이 말은 아주 좋은 의미로, '레이디 퍼스트', 부드러운 말투, 상냥함, 배려심이 많은 사람들이라고 해석되었죠.

    영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서양사회에 대한 사대주의적인 사고에서 생겨난 오해인 셈이죠.

    신사는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양반이 아니라 중인계층을 이르는 말이 어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영국사회는 제국을 확장하고, 식민지배와 전쟁을 통해 해가 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죠.

    산업혁명이 일어나, 당시 어린이 노동자 중에는 8~9세짜리 어린이도 있었으며, 일요일 없이 노동시간은 하루에 무려 12시간에서 16시간이나 되었습니다.

    19세기 초 빈민, 고아들이 공장에 고아원시설에 팔려가거나 끌려가, 공장노동력으로 노예처럼 이용되었습니다.

    공장법이 최초 발의되었지만, 법에 명기된 제재는 없었기때문에 지켜지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부를 축적한 이들이 귀족층을 오만하다고 생각하였고,

    귀족의 입장에서는 젠트리는 경멸의 대상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대영제국은 젠트리들에 의하여 완성되었고, 귀족들의 사회적 지도력은 서서히 젠트리들에게 밀려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역사적인 경험에서 나온 말이 "신사의 나라",

    '젠트리들이 귀족행세를 하는'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 안녕하세요. 이예슬 인문·예술/경제·금융전문가입니다.

    신사를 뜻하는 단어인 젠틀맨(Gentle man)의 어원은 젠트리(gentry)입니다.

    영국에서 귀족으로서의 지위는 없었으나 가문의 휘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받은 유산 계층인 젠트리는 영국의 시민혁명과 산업혁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습니다.

    영국 사회 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한 젠트리는 입는 방식(신사복, 모자 등) 또한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젠트리는 16세기 이후 중산층인 요먼(Yeoman)의 희생 및 귀족계급의 붕괴의 결과로서 발생, 영국사상 거의 대부분 지배적인 지위를 확립했으며 그 패권은 20세기 초두까지 이르렀기 때문에 영국은 신사의 나라 즉, 젠트리들의 나라라고 불린 것으로 보입니다.


  • 영국이 자신들을 이미지 포장한 메이킹의 결과물입니다.

    실상은 아시다시피 오랜 세월 내내 수많은 약탈과 식민지

    개발을 통해 다른 나라 사람들의 피를 통해 부를 축척해온

    과정에서 온갖 악행을 저질렀지만

    자신들의 입장에선 스스로를 대영제국이라 부를 만큼

    자랑스러워한다고 하네요.

    일본이 히로시마 원폭을 내세워 자신들을 원폭 피해자로

    이미지메이킹한 것과 같습니다.


  • 안녕하세요. 노준형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젠틀맨의 어원은 중세시대 귀족 or 귀족은 아니지만 지작농 보다 윗 계층인 젠트리 (Gentry)에서 파생된 단어로서, 통상 가문이 좋은 사람을 뜻하던 말이었습니다. (프랑스어 Gentilhomme는 이와 동일한 의미를 가짐)

    이후 젠트리 계층은 산업혁명 당시 부를 축적하며, 상류계층으로 자리잡은 자본가를 지칭되게 됩니다.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계층이며, 당시 영국의 세계적 영향력이 막강했기 때문에 젠트리 계층이 쓰는 모자나 신사복 등이 서구권 남성들 사이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게 됩니다. 결국 너도나도 젠트리 처럼 입고 다니는게 大유행 하다보니, 약간 비꼬는 의미로 영국엔 젠트리가 넘쳐 난다고 해서 "영국은 신사 (젠트리)의 나라" 라고 불리게 된 것입니다.

    즉 영국의 특정 계층을 지칭하던 말이었고 (우리나라로 치면 양반정도?), 국내에선 그 뜻이 철저히 와전되어 통용되는 것으로서 애시당초 우니나라의 성인군자와 같은 도덕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물론 현대에 와서는 “교양과 매너가 좋은 남자 (특히 여성에게)” 라는 의미로 사용이 되나, 연설에서 청중에게 “신사숙녀 여러분” 이라고 의례적으로 말하거나, 화장실 팻말에서 신사/숙녀 라는 단어를 사용 하듯이 반드시 그런것만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간 관계에서의 의미일 뿐이고 ① 어느 나라에서나 보편적으로 발생하는 범죄행위나, ② 철저히 국익에 따라 움직이는 국제관계에서 통용 되는 말은 더더욱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