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송종민 과학전문가입니다.
빙하는 1990년대 이후부터 매년 수천억t 녹았고, 이로 인해 지구 전체의 질량 분포가 변하면서 자전축이 이동했다는 것이다.
인류가 지하수를 끌어쓴 것도 자전축 변화에 영향을 줬다고 연구진은 짚었다.
연구진은 "지난 50년간 인류가 식수용·농업용으로 사용한 지하수는 18조t에 달하지만 채워지지 않았다"면서 "퍼 올린 지하수는 대부분 바다로 흘러가는데, 이로 인해 지구 전체 질량이 재분배된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과거에는 자전축이 해류 변화나 맨틀 대류 등 자연적인 요인으로만 움직였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인류 활동이 지구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뱅상 험프리 스위스 취리히대 교수도 인류 활동으로 질량 분포가 크게 바뀌면서 자전축이 이동했다면서도 "다만 자전축 이동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줄 만큼 크진 않다"고 말했다.
일부 과학자는 지구가 '인류세'(Anthropocene)에 진입했음을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류세는 인류 활동이 지구 환경을 바꿔놓은 지질시대를 일컫는 말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달 22일 '지구물리학 연구회보'(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