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국수를 삶은 이후 찬물에 휑구면 면발이 탱탱해 지는 화학적 원리는 무엇인가요?

국수를 삶은 이후 대개의 경우 찬물에 휑구어 놓습니다. 그러면 면발이 탱탱하고 오래 유지되는 느낌이 드는데, 이 과정에 화학적으로 어떤 원리가 반영된 것인가요?

2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국수를 삶은 뒤 찬물에 헹구는 과정은 단순히 온도를 낮추는 것을 넘어, 면의 구조를 화학적, 물리적으로 재정렬하여 식감을 극대화하는 중요한 단계입니다. 이 과정에는 크게 두 가지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먼저 전분의 노화와 구조적 수축입니다. 국수의 주성분인 전분은 뜨거운 물에서 삶아지는 동안 물 분자를 흡수하여 부풀어 오르고 부드러워지는 호화 현상을 겪습니다. 이때 면 표면에는 끈적끈적한 전분기가 흘러나오게 됩니다. 삶은 면을 갑자기 찬물에 넣으면, 열에 의해 느슨해졌던 전분 분자 사슬들이 갑자기 에너지를 잃으면서 서로 가깝게 밀착됩니다. 이 과정에서 전분 구조가 다시 단단하게 수축하며 응집력이 강해지는데, 이것이 우리가 느끼는 탱탱한 식감의 정체입니다.

    ​둘째는 표면의 전분 점액질 제거입니다. 면을 삶을 때 밖으로 용출된 전분들은 면 표면에 달라붙어 끈적거리는 막을 형성합니다. 이 상태로 두면 면끼리 서로 달라붙고 식감이 둔해지며, 남은 열기에 의해 면이 계속 불게 됩니다. 찬물에 대고 손으로 비벼가며 헹구면 이 과잉된 전분 점액질이 씻겨 내려가면서 면의 표면이 매끄러워지고, 수분 흡수가 억제되어 면발이 퍼지는 속도를 늦춰줍니다.

    ​결국 찬물 헹구기는 열에 의해 팽창하고 흐물거리는 상태였던 단백질과 전분 그물망을 순간적으로 수축시켜 고정하는 작업입니다. 이 과정을 통해 면발 내부의 탄성은 높이고 외부의 끈적임은 없애줌으로써, 오랫동안 아삭하고 쫄깃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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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채택된 답변
  • 안녕하세요.

    국수를 삶은 뒤 찬물에 헹구었을 때 면발이 더 탱탱해지는 현상은 전분과 단백질이 열에 의해 변화한 뒤 다시 안정화되는 물리화학적 과정과 관련이 있습니다. 먼저 국수를 끓는 물에 삶는 동안 밀가루의 주요 성분인 전분은 물을 흡수하며 팽윤하고, 일정 온도 이상에서 호화가 일어나 전분 입자의 결정 구조가 붕괴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이 물속으로 풀려나와 점성을 형성하고, 면은 부드럽고 말랑한 상태가 됩니다. 또한 글루텐 단백질 역시 열과 수분에 의해 유연해지면서 전체적으로 느슨한 구조를 갖게 됩니다.

    이 상태에서 찬물로 급격히 식히면, 먼저 온도가 낮아지면서 분자 운동이 감소하고, 풀어졌던 전분 사슬들이 다시 서로 가까워지며 부분적으로 재배열되는 노화가 일어나며, 특히 아밀로스 사슬은 비교적 직선 구조이기 때문에 서로 정렬하여 수소 결합을 다시 형성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그 결과 전분 네트워크가 다시 조밀해지면서 표면이 단단하고 탄력 있게 느껴지게 됩니다. 한편 찬물로 헹구는 과정에서는 면 표면에 남아 있던 과잉 전분이 제거되는데요, 이를 씻어내면 면과 면 사이의 마찰이 줄어들고, 개별 면발이 더 또렷하게 분리되면서 탱탱함이 강화됩니다. 동시에 글루텐 단백질도 온도가 내려가면서 다시 수축하여 보다 안정된 망상 구조를 형성하게 되면서 전체적으로 탄성과 복원력이 증가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