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의 대표적 수혜자였던 SVB를 무너뜨린 건 급격한 금리 인상과 긴축 기조다.
코로나19 여파로 유동성이 넘쳐나던 시기 SVB는 ‘실리콘밸리 호황’을 타고 빠르게 덩치를 키웠다. WSJ에 따르면 SVB 모회사인 SVB파이낸셜그룹의 총자산은 2020년 말 1160억 달러에서 2021년 2110억 달러로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말 SVB는 2090억 달러 자산을 갖춘 미국 16위 은행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모래 위의 성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 긴축으로 방향을 틀자 돈이 궁해진 기업들은 예금 인출에 나섰다. 기업이 맡긴 돈을 돌려주기 위해 SVB는 그동안 사둔 미 국채 등을 팔아 자금을 마련해야 했다. 문제는 금리와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가격이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는 것이다. Fed가 지난해 벌인 사상 초유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의 여파다. 울며 겨자 먹기로 채권을 헐값에 던졌지만 몰려드는 인출 요구를 감당하긴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