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기준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한글을 만들 당시에는 ‘훈민정음’이라 불렀습니다.
‘언문’이라는 이름은 최근까지 쓰였습니다. ≪세종실록≫에는 언문청이라는 말이 나오고, 또 바로 ‘언문’이라는 말도 나타납니다. 이후에 ‘언서’라고도 하였는데, 이것은 한문을 ‘진서’라 한 데 대립시킨 말로 한문에 비해 낮춰 부른 말이 아닌가 합니다.
최세진의 ≪훈몽자회≫에서는 ‘반절’이라는 말을 쓰기도 했고, ‘암클’이라는 이름도 쓰였는데, 이는 부녀자들이나 쓰는 글이라는 뜻으로 선비가 쓸 만한 글은 되지 못한다는 한글을 폄하하는 뜻이 함축되어 있었다 합니다.
1908년 주시경을 중심으로 ‘국어연구학회’가 만들어졌으나, 일제의 탄압으로 ‘배달말글몯음’으로 이름을 고친 후, 1913년 4월에는 다시 그 이름을 ‘한글모’로 고쳤다고 합니다.
이 때부터 ‘한글’이라는 이름이 쓰이기 시작한 듯하나, 제대로 널리 쓰이게 된 것은 1927년 한글사에서 ≪한글≫이라는 잡지를 발행하면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