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임지애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몰락한 양반의 생활이 어떠한지 궁금하군요.
조선 후기 더욱 심화된 정치적 대립과 분열로 극소수의 양반들만 권력을 장악하는 바람에 대다수 양반들은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고향으로 돌아간 양반들 중에 어느 정도 경제적 기반을 갖춘 양반은 향반,
재산 없이 몰락한 양반은 잔반이라 불렸습니다.
잔반의 대부분은 양반 체통을 유지하기는커녕 생계조차 이어 가기 힘든 생활을 했습니다.
신분을 의식한 몰락 양반들이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소설 창작을 생계 수단으로 삼았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특히 《조웅전》, 《유충렬전》과 같은 영웅 소설처럼, 신분이 높았던 주인공이 세력을 잃었다가 어려움 끝에 과거의 지위를 다시 찾게 된다는 이야기 속에 몰락 양반들의 처지나 바람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는 중인들이 주로 담당했던 각종 기술들을 스스로 익혀 생계를 유지한 몰락 양반들도 있었는데, 대표적인 인물이 진경 산수화로 유명한 겸재 정선입니다.
동학의 창시자인 수운 최제우는 몰락한 양반이었습니다. 최제우는 대대로 유학을 공부한 집안의 자손이었으나, 벼슬길이 막히게 되자 점점 먹고살기가 힘들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