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소원 소아청소년과 의사입니다.
제가 진료실에서 삭발한 영아들을 정말 많이 보는데요.
늘 마음 한편이 안타까울 때가 많아요.
물론 삭발을 한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진 않지만,
미리 물어보셨다면 좋았을 텐데... 하고 말이죠.
제 대답은 <No>입니다.
1세 미만의 영아는 특히 생후 한 달 이내는 그 짧은 머리카락도 아이의 체온 유지에
아주 큰 역할을 합니다.
솜털이라도 삭발 후에는 아이의 체온 조절에 좋지 않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또, 솜털(배냇머리라고 하죠)은 저절로 빠지고
이후 제대로 된 굵은 머리카락이 다시 나오게 되는데
이는 아이들마다 그 시기가 달라서
어떤 경후엔 생후 수개월 내, 어떤 아이는 수년이 걸리기도 해요.
그러므로 삭발 후에 굵은 머리가 나오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굵어지기 때문에
삭발과 머리숱은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게다가 아주 드물지만 신생아에서 삭발 시 모낭충 등을 통해 감염의 위험도 있으므로
가능한 삭발은 권하지 않아요.
물론, 이미 삭발하신 경우엔 너무 걱정은 하지 마세요.
대부분 삭발한 아이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다만 굳이 아무 효과 없는 머리숱과의 상관성 때문에 삭발할 필요는 없다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모쪼록 도움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