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소주를 2~3병이나 드실 정도로 주량이 세신데도 막걸리 두 병에 이렇게 무너진 이유는 과학적인 이유가 숨어있기 때문입니다. 술마다 숙취가 다르게 오는 것은 매우 과학적인 사실이며, 막걸리가 소주보다 숙취가 심한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가장 결정적인 원인은 발효주 특유의 '아세트알데하이드'와 '퓨젤오일(아밀알코올 등)'이라는 불순물 성분 때문입니다. 소주는 주정을 연속으로 증류하여 알코올 외의 다른 성분을 거의 다 걸러낸 깨끗한 술인 반면, 막걸리는 곡물을 발효시켜 그대로 거른 술이라 미처 걸러지지 않은 유기산, 당분, 그리고 효모의 부산물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이 성분들이 알코올과 함께 몸에 흡수되면 간에서 분해되는 데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리고 두통과 구토를 유발하는 숙취 물질을 더 많이 만들어냅니다.
두 번째로는 막걸리 속의 '잔여 당분(당질)'이 원인입니다. 품평회에서 1등을 했을 정도로 탄산이 없고 부드러운 고급 막걸리라면 곡물 고유의 단맛이 깊게 남아있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이 당분은 술이 부드럽게 넘어가도록 도와주지만, 몸속에 들어가면 알코올의 흡수 속도를 늦추는 동시에 간이 알코올을 해독하는 대사 과정을 방해하여 숙취를 더 길고 진하게 가게 만듭니다. 여기에 기름진 김치전까지 곁들이셨으니 위장관에서 알코올이 체류하는 시간이 더 길어져 숙취가 가중된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막걸리 바닥에 가라앉는 '침전물(효모와 곡물 찌꺼기)'의 영향도 큽니다. 막걸리를 흔들어서 이 침전물까지 다 마시게 되면, 소화 효소가 이 찌꺼기들을 분해하느라 위와 장에 부담을 주게 됩니다. 이는 다음 날 아침 숙취뿐만 아니라 속이 더부룩하고 가스가 차며 배가 아픈 증상을 동반하게 만듭니다.
결론적으로 소주는 알코올과 물 위주라 취기도 빨리 오르고 깰 때도 비교적 깔끔하지만, 막걸리는 풍부한 맛을 내는 만큼 간과 위장이 분해해야 할 '숙제'가 훨씬 많은 술입니다. 주량이 세시더라도 발효주를 드실 때는 소주보다 조금 더 천천히, 물을 많이 달래가며 드시는 것이 숙취를 줄이는 현명한 방법입니다. 우선은 따뜻한 꿀물이나 맑은 국물로 당분과 수분을 충분히 보충하시며 속을 달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