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정현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거북이 등껍질과 동물 뼈에 새긴 갑골문자는 점에 관련된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예를 들면 사냥을 나가기 전에 신에게 “내일 비가 올까요, 안 올까요?” 물은 다음 “안 온다.” 이렇게 그 결과도 적었다. 다시 말해 갑골문은 점을 쳐서 나오는 점괘를 써둔 것이다. 또 사냥 나가기 전에 “소를 잡을까요, 못 잡을까요?”와 같이 점을 쳐 보기도 했다. 갑골문을 ‘점을 치는 문자’라는 뜻의 ‘복사(卜辭)’ 혹은 ‘점복(占卜)’ 문자라고도 한다. 그리고 은허(殷墟), 즉 상나라의 수도였던 은 지방의 유적지에서 주로 쓰인 문자라서 ‘은허문자’라고도 부른다. 갑골문에 쓰인 내용을 통해 기원전 11~14세기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발견된 갑골문자는 4500자 정도. 상형, 지사, 회의, 형성 등 한자의 원리가 갑골문에도 있는 것으로 보아 명실상부한 한자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의 한자와 모습이 비슷한 ‘물 수(水)’, ‘비 우(雨)’ 등의 갑골문이 거북이 등껍질에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