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준영 인문·예술전문가입니다.
고려에서는 먼저 쌀과 베를 교역의 수단으로 사용하였으나, 교역이 발달함에 따라서 화폐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여기에서 성종 15년에 처음으로 철전을 만들어 유통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나, 일반 백성들이 통용을 꺼려하여, 목종 때에 상점과 주점에만 유통하도록 하다가 중지되고 말았습니다.
그 후, 숙종 때에 대각국사 의천이 화폐의 필요성을 강조하게 되고, 또 실제에 있어서도 쌀과 베의 사용이 불편하고 그 폐단이 많았으므로, 숙종 2년에 주전관과 주전도감을 설치하고 해동통보, 해동중보, 삼한통보, 삼한중보, 동국통보, 동국중보 등의 철전을 만들었습니다. 또, 숙종 6년에는 은으로 무게 1근의 화폐를 만들어, 이것을 은병 또는 활구라고 하여 유통하게 하였습니다. 이리하여, 화폐 유통에 노력하였으나 역시 백성들이 사용을 하지 않아, 철전은 그 후 얼마 안 가서 유통이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이 밖에, 은화로 쇄은을 만들었고, 충혜왕 때에는 소은병을 만들어 유통하게 하였으며, 또 원의 지배 시대에는 원의 지폐인 중통보초와 지원보초가 유통되었습니다. 그리고, 고려 말기 공양왕 때에는 처음으로 저화라는 지폐를 만들었으나, 널리 유통되지 못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