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향수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요. 향수를 뿌린 직후와 시간이 흐른 뒤의 향이 다른 이유가 무엇인가요?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향수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요. 향수를 뿌린 직후와 시간이 흐른 뒤의 향이 다른 이유가 무엇인지, 휘발 속도 및 피부 단백질과의 상호작용 차이로 설명해 주세요.

1개의 답변이 있어요!

  • 안녕하세요. 이충흔 전문가입니다.

    향수는 수십 가지 이상의 다양한 향료 분자들이 알코올에 녹아 있는 혼합물입니다. 뿌린 직후와 시간이 흐른 뒤의 향이 달라지는 이유는 각 향료 분자의 물리적 크기와 화학적 구조에 따른 휘발 속도 차이, 그리고 피부 조직과의 결합력 차이 때문입니다.

    ​우선 향의 변화를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분자량에 따른 휘발 속도입니다. 향수를 뿌리면 용매인 알코올이 증발하면서 향료 분자들이 공기 중으로 퍼져 나갑니다. 이때 분자량이 작고 구조가 단순한 시트러스(레몬, 베르가모트) 계열의 성분들은 에너지를 적게 받아도 쉽게 기화되어 가장 먼저 우리 코에 도달합니다. 이를 '탑 노트'라고 부르며, 뿌린 직후 강렬하지만 15~30분 이내에 빠르게 사라지는 이유가 바로 이 높은 휘발성 때문입니다.

    ​반면 시간이 흐를수록 분자량이 크고 구조가 복잡한 성분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냅니다. 꽃향기나 과일 향을 담당하는 '미들 노트'를 거쳐, 마지막에는 우디(나무), 머스크, 앰버 계열의 '베이스 노트'가 남게 됩니다. 베이스 노트를 구성하는 분자들은 크기가 크고 무거워 공기 중으로 날아가는 속도가 매우 느립니다. 이 때문에 향수를 뿌린 지 수 시간이 지나도 은은하게 피부에 남아 향의 잔향을 형성하게 됩니다.

    ​두 번째 핵심 원리는 향료 분자와 피부 단백질 사이의 상호작용입니다. 우리 피부의 가장 바깥쪽인 각질층은 케라틴이라는 단백질과 다양한 지질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향료 분자 중 일부는 피부 단백질의 아미노산 잔기나 지질 성분과 약한 화학적 결합(반데르발스 힘 등)을 형성합니다.

    ​특히 베이스 노트를 구성하는 무거운 분자들은 소수성(물과 친하지 않은 성질)이 강해 피부의 지질 및 단백질 구조와 더 끈끈하게 결합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렇게 피부 조직에 붙잡힌 분자들은 휘발이 억제되어 아주 천천히 방출됩니다. 결과적으로 피부 단백질과의 결합력이 약한 가벼운 분자들은 초반에 다 날아가 버리고, 결합력이 강한 묵직한 분자들이 피부에 끝까지 달라붙어 있다가 체온에 의해 서서히 기화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향의 성격이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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